나는 이렇게 작은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소리들이 우리 둘에게 곧장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자격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이내 깨닫게 됐어.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고, 심지어 기르는 강아지도 자기에게 이름이 있다는 걸 알 거라고(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생각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은, 이름을 얻는다는 것이 내 인식에 얼마나 엄청난 혁명을 일으켰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거야.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진정으로 태어났다고, 하나의 개체로 새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 - P25
"그렇군요. 그래, 뭘 가르치는데요?" 내가 말했어.
이스마엘은 오른편에 쌓여 있는 나뭇가지 가운데 신선한 가지하나를 골라 잠시 살펴본 다음, 내 눈을 나른하게 응시하면서 그것을 씹기 시작했어. 그러고는 마침내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내가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내가 가장 잘 가르칠 만한 주제가 뭐라고 생각해?"
나는 눈을 껌벅거리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어.
"물론 당신은 알고 있어. 내가 가르치려는 주제는 속박captivity 이야."
"속박이라."
"그래, 맞아."
나는 잠시 그대로 앉아 있다가 입을 열었어.
"그게 세상을 구하는 거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려는 중이에요.
이스마엘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에 이야기를 했어.
"당신들 문화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세상을 파괴하길 원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