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지휘자와 음악의 관계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지휘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지휘자들에게지휘란 생계 수단이며, 지휘는 워낙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연루되는 분야인지라 일자리를 얻고 유지하는 것은 때로 대단히 복잡한 일이 되기도 한다. 본인이 누구건 얼마나 유명하건 간에 고용 안정성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건 그렇지만, 지휘자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며 언제나 그 영혼을떠받쳐주는 유일한 진실은 지휘자가 작품을 대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있다. - P183

어쩌면 지휘자로서는 작품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음악과 더 친해질 수 있는 방편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에 흠뻑 빠져 뒹굴기보다 냉정하고 공정하게 전달하는 책임에 집중하는 것이 말이다. 그러나 로렌즈 하트가 쓴 노랫말처럼 ‘짝사랑은 지루한 법‘ [빌리 홀리데이, 프랭크시나트라 등이 불러 유명해진 노래 "불행한 게 좋아Glad to Be Unhappy의 가사 옮긴이]이다.

우리 지휘자들은 어쨌거나 외판원이며, 따라서 우리가 연주하는 작품이 무엇이 됐건 여하간 그걸 팔아야 하는 존재다. 

‘외판원‘이 너무 심한 표현 같다면
‘서포터‘나 ‘치어리더‘로 바꿔 불러도 좋겠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작품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현재 지휘하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일단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전에 몰랐던, 그리고 어쩌면 곧 잊게 될지도 모를 것들을 잔뜩 알게 된다. - P188

과거 음악의 비평판 악보 작업은 음악학자들의 임무다.
학자들의 연구 과정은 대개 철두철미하기 마련이지만, 음악이 어떻게 창조되는지, 그리고 총보와 파트보 작성, 연주 등의 절차를 놓고 어떤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지를 그들이 모두 이해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페라와 뮤지컬 극장에서는수많은 예술가-가수, 감독, 작곡가, 제작사가 참여하여연주 악보를 만들고, 바로 이것이 여러분이 극장에서 듣는 음악이 된다. 비평판(혹은 "최선의 판본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감안하여 반영하고 오음표를 바로잡은 악보다(보통고전음악 악보에는 수정을 요하는 오음표가 매우 드물다). - P196

우리가 주관적으로 듣고 인지하는 소리와 오케스트라가실제로 발산하는 소리의 차이를 지칭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음향심리학 psychroacoustics 이라는 단어다.  - P200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과거와 사뭇 달라져서 팬을 들고 악보를 기록하는 작곡가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요즘은 컴퓨터 파일로 악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업데이트나 수정 사항도 흔적 없이 사라지기가 쉽다. 그런가 하면요즘은 음악학자들과 연주자들이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거의 보이지 않는 시대이기도 하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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