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루틴

픽션과 논픽션을 각각 100쪽씩 매일 읽고,
더불어 인물 관련 서적은 내 체력이 허락한만큼 읽는다.

이 책은 극호(!)의 책, 취향저격의 책인데
겨우 400쪽 남짓이라니..
그럼 딱 4일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구나..
질질 끌며 아껴 읽을까 고민했으나,
궁금해서 못 하겠다^-^;;

예전에도 피아노 공장이었고 지금도 피아노 공장인 이곳에는여전히 어둑어둑한 작업실들이 들어차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이곳에서 제작된 물건들은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여러 콘서트홀로보내져 하얀 나비넥타이에 연미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에 의해 생명을 얻는다. K0862 의 성격과 인격을 형성하는 노동자들의 손과 마침내 완성된 K0862를 어루만지게 될 피아니스트의 손은 서로 더이상 다를 수 없을 만큼 다르다. 노동자들의 손은 굳은살이 박이고, 터서 갈라지고, 생채기로 가득하고, 손톱 밑에 기름때가 끼어있다. 1센티미터 넘게 기른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여성 노동자딱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남성 일꾼의 손은 어쨌든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 P17

2003년 3월 11일 화요일 오전 9시43 분 "발사 2분 전이네요." 구라도가 말한다.
‘발사‘라니, 이곳에서 곧 벌어질 일과 우주 시대의 용어만큼서로 어울리지 않는 짝이 또 있을까. 곧 공압식 렌치를 든 여섯 명의 근육질 사내들이 공정 소요 시간에 예민한 구라도 감독의 지휘하에 거대한 샌드위치 같은 겹겹의 목재 너비 30센티미터에 두께 3 밀리미터, 길이는 시내버스의 절반쯤 되는 단풍나무 합판 열일곱 개를 아교풀로 쌓아 붙인 한바탕 씨름을 벌일 예정이다.
직공들은 열일곱 겹짜리 나무를 구부리고 밀어 눌러서 두 개의 곡선과 하나의 직선을 가진 익숙한 형태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곳 작업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와 같은 초기 공업시대의 의례가 진행된다. 밀고 당기고 구부리는 과정에서 끙 하고 앓는 소리가여러 번 터져 나오는, 공장의 다른 감독관 말마따나 "이곳 공정 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프레드 플린트스톤‘ 단계다. 피아노 제작의 첫 단계에서는 나무와의 씨름에서 결국 지고 말 것만 같은 순간이 언제나 따라온다. - P26

1872년에는 No, 25000, 즉2만 5000번째 피아노를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2세에게 판매함으로써 회사의 지위를 세계에 알렸고, 마찬가지로 1883년에는 No.
50000 을 유럽의 은행가 너새니얼 로스차일드 남작에게 판매함으로써 같은 효과를 거두었다. 1987년 십수 명의 피아니스트를 카네기 홀로 초대해 No. 500000을 연주하게 한 행사 역시 늘 홍보에굶주렸던 윌리엄의 족적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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