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낡은 트럭은 육지에서 온 어린 조카들에게는신세계였다. 구닥다리 트럭을 타고 제주의 해안가와숲길을 달리는 여행이라니. 어린 탑승객들에게는 꿈꾸던만화 속 세계로 진입한 순간 같았을 것이다. 아이들은놀이기구에 올라탄 것마냥 탑승과 동시에 함성을내질렀다. 시트가 더러워질까 하는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없었고 트럭의 짐칸에 필요한 물건들을 던지듯 실어 담아바다 수영도 다니고 낚시도 다니고 제주의 아웃도어라이프를 이 낡은 트럭과 함께 실컷 즐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두 번째 드림카인 이 낡은트럭은 우리가 제주 집을 짓는 데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다했다. 벽돌과 모래와 연장을 실어 나르며 우리 집을포함해 여러 채의 집을 지었다. 집을 지으라는 임무를받고 이 세상에 온 것처럼 그렇게 낡은 트럭은 제주의동쪽을 누볐다. - P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