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나이테 - 2025 초등 국어 5학년 1학기 교과 수록 도서 익사이팅 북스(Exciting Books) - 3단계(11세이상)
오채 지음, 노인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열두 살의 나이는 중학생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간에 끼어있는 어중간한 나이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혼란스러워할 지도 모른다. 초등4학년 딸래미, 내년이면 열두 살이 되지만 요즘 가끔씩 자기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며 반항하는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 '열두 살의 나이테'는 딸에게도 나에게도 간접적으로나마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곱슬머리에다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목에 건 시골에서 전학온 하림이, 담임 선생님의 출산 휴가로 3개월 임시 담임을 맡게 된 초보 구아라 선생님과의 만남은 5학년 3반 아이들 눈엔 이상하게 비친다. 특히 중학생 수준의 문제집을 푸는 민하에겐 더욱 그러했다. 낯선 환경에 대한 아이들의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글로 적어보라는 선생님의 엉뚱한 첫시간 수업, 시간표를 바꿀 수 있는 시간표 쿠폰의 사용, 친구들과 함께 만들고 터뜨린 박에서 나온 기분 우체통... 시간이 지날 수록 친구처럼 다가오는 구아라 선생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5학년 3반 아이들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구아라 선생님 같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식물 연구가의 꿈을 가진 하림이는 시골에서 뛰어놀면서 야생화 이름 외우고 좋아하는 책도 읽고 사진도 찍으면서 지내는 것을 행복해한다. 하지만 엄마와 언니가 서울 생활을 고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빠를 두고 서울로 온 것이다. 민하는 국제 변호사가 되라는 엄마, 아빠의 바램대로 노는 즐거움도 모른채 매일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만 하는 아이이다. 그리고 찬희는 반아이들에게 까칠하게 행동했지만 사실은 아빠를 잃은 자책감에 힘들어했던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마다 무늬는 다르지만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에 어른으로서 마음이 안스러웠고,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구아라 선생님은 역사탐방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아이들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면서 친구들끼리 서로의 고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열두 살 아이들이 가진 고민들은 제각각이었지만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하는 자기와 다른 하림이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가기 시작하고, 찬희도 점점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하림이는 다시 시골로 돌아가게 되는 모습에서 아이들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단숨에 읽은 딸은 자신의 느낌을 노트에 기록했다. 딸래미는 어른들에 대한 질책도 하면서, 얼마 전 학교 공개수업에서 배웠던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강점과 다중지능이 있다는 것을 연관지어 자신의 강점과 다중지능이 무엇인지 발견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행복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책 속에 나오는 열두 살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토요일 신문에서 요즘 우리 아이들이 겪는 우울증 실태 소식에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요즘처럼 각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숨쉴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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