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문학이라 할 수 있다. 규칙적인 문법에 맞게 이루어진 탄탄한 스토리의 이야기라기보다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통쾌하고 꿈같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한한 상상력을 담고 있는 옛이야기는 한창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상상의
날개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간결하고 재미있는 옛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집 작은 딸은 6살때부터
옛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지금 초등1학년이 되어서도 흥미를 갖고 읽는다. 더 좋은 것은 전래동화가 초등 국어교과서에 많이 실려있어서
교과 연계가 된다는 것이다. 초등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엮은 '쏙쏙 뽑은 교과서 옛이야기' 는 초등 저학년들에게 더욱
메리트가 있다. 작년에 둘째 딸이 7살이었을 때,
친구랑 함께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방귀쟁이 며느리' 공연을 본 적 있다. 이 책 읽으면서 그 때 공연을 다시 떠올려보며
즐거워하였다.

'쏙쏙 뽑은 교과서 옛이야기
1' 「방귀쟁이 새색시」는 여자들의
모험 이야기만을 골라 엮어놓은 책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난 여자 형제도 많고 게다가 두 딸을
두었는데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다보니 더욱 관심이 갔다.ㅎㅎ 여기에 실린 옛이야기는 '내 복에 살지요', '바리데기', '방귀쟁이 새색시', '구렁덩덩 새 선비', '우렁각시',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렇게 6편이다. 정말 재미있는 건 여자 형제가 많은
가운데 막내 딸들이 착한 행동을
한다는 내용이다. '내 복에 살지요'에서는 세 딸이 있는데 그 중 셋째 딸이 나중에 부자가 되어 부모님을 모시게 되고, '바리데기' 이야기에서는
일곱 딸이 있었는데 그 중 부모님의 버림을 받았던 일곱 번 째 딸이 결국에는 아프신 아버지를 살려내는 효를 행한다. 그리고 '구렁덩덩 새
선비'에서도 언니들이 징그러워하는 구렁이에게 셋째 딸이 시집을 가서 결국에는 구렁이가 아닌 멋진 신랑을 만나게 된다. 나도 셋째 딸인데...ㅎㅎ
여자들 이야기 모음이다보니 이런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물감으로 자연스럽게 그려진듯한 간결한
일러스트 또한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익살스럽고 크기 대조를 잘 묘사한 캐릭터도 옛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게다가 '~거야,
~었어, '~했어' 등의 구어체 사용으로 아이들이 이야기를 읽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어서, 자연스럽게 옛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초등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이야기는 집안의 모든 물건들이 합심하여 할머니를 호랑이에게서 구해주는
상상력이 가득한 이야기로,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 모두 여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6편의 옛이야기,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또다른 기분을
선사했다. 다음 2권에서는 '남자들만의 모험 옛이야기' 모음으로 벌서부터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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