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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
케빈 브룩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읽었던 청소년 소설 치고는 분량이 꽤나 많았던 소설이었네요~ 500페이지를 넘어서는 분량으로 틈틈히 읽었는데 왠지 마법의 세계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이 소설의 작가 케빈 브룩스는 팀 보울러라는 작가가 한국에 와서 인터뷰를 할 때 영국 청소년 문학 작가로 거론했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팀 보울러가 쓴 눈과 불의 소년 [프로즌 파이어]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소설 또한 성장 소설로 판타지 성향이 짙었던 작품이었네요.
<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 이 소설 역시 무언가 끌리는 마법적인 성향을 지닌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의 어느 작은 외딴 섬에 자동차 사고로 엄마가 돌아가시고 작가인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15살 소녀 케이트가 겪고 있는 아픈 성장 과정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도시에서 지내고 있던 오빠를 마중나가던 중 케이트는 루카스라는 소년을 보게 됩니다. 케이트는 루카스에게서 어떤 숨겨진 힘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지요. 케이트는 주변의 또래 친구들 모두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에 늘 불만을 품고 있답니다. 단짝 친구인 빌은 요란하고 화려한 옷차림에 꼴사나운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고, 빌이 어울려 다니는 엔젤이라는 아이는 담배까지 피우지요. 무엇보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도미니크 오빠의 잘난 체하는 모습때문에 케이트는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한창 사춘기이고 엄마의 손길이 많이 가야할 시기이지만 주위에 어느 누구도 사춘기 소녀 케이트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케이트는 루카스라는 소년에게 끌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케이트는 루카스의 눈빛에서 어떤 분노도 조롱도 없는 진실한 즐거움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루카스가 물에 빠진 소녀를 구해 주었는데도 섬사람들은 자기가 잘 모르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잘못된 잣대로 루카스를 나쁜 강간범으로 내몰고, 끝내는 죽음에까지 이르게 합니다. 눈으로 직접 보고도 어린 소년을 나쁜 사람으로 취급한 것이지요.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루카스에게 의지했던, 아니 루카스가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케이트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이 닥친 겁니다. 케이트의 시선으로 지난 여름 날의 슬픈 이야기를 떠올려 보았지만 아직 그 상처는 아물지 않았어요.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는 복잡하고 미묘한 청소년기 아이들의 심정을 잘 드러낸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춘기 소녀 케이트의 평탄치 않은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보살펴 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