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 역사가 잊은 외로운 지도꾼 아이세움 역사 인물 17
서경석 지음, 박지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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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들어가기 전, 오똑한 콧날에 매서운 눈매, 길다란 얼굴형을 가진 김정호의 얼굴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 그림은 김기창이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사진처럼 사실적이게 잘 그린 것 같습니다. 사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그린 인물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그가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고, 어떻게 해서 지도를 그리게 되었는지 등 알고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도 이 책을 빌어 알게 된 사실입니다. 김정호가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남아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김정호가 지도를 그리는데 바친 삶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김정호는 아버지처럼 군교(조선 시대 지방 관아에 속한 하급 장교)가 되려고 했지만 도화서에서 나온 김 화원 아저씨의 군사용 지도를 보게 되면서 지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빠듯한 살림에 글공부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훈장에게 땔나무를 해주며 힘들게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님에게서목공과 판각 기술을 배우게 되면서 판각 기술에 능하게 됩니다. 자라면서 지도를 그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점점 더해져 갔고, 어느 선비가 지도나 지지, 지리서를 들여왔다는 소문만 들리면, 얼른 달려가 베끼느라 몇 날 며칠 집에도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답니다. 스무 살이 넘어서 김정호는 혼인을 하게 되었고, 지도학과 지지학 공부에 전념합니다. 그리고 전국의 지도와 지지가 모이는 곳, 지도학과 지지학이 가장 발달한 곳인 한양으로 이사하여, 서양 세계 지도와 전국 지리지, 각 군현에서 편찬한 읍지 등을 마음껏 공부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공방에 취직하여 그의 학문과 채색, 판각의 뛰어난 솜씨로 한양 선비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답니다. 김정호는 여러 지도를 연구하던 중 조선 후기 실학자 정상기가 그린 《동국지도》를 보게 되는데 그것은 군사용 지도에만 사용하던 방안도법을 처음으로 전국지도에 사용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김정호는 자신이 방안도법을 비롯한 각종 지도학 이론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초부터 다시 열심히 공부에 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고의 실학자 최한기로부터 천문학과 기하학을 배워 지도 제작에 적용시킵니다. 이렇게 어려운 학문을 배워서 익혀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김정호는 재능과 피나는 노력으로 해냈습니다.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김정호는 《해동여지도》를 본으로 삼아 상세하고 과학적인 《청구도》를 만들었고,  최한기가 쓴 《청구도》 제문에 김정호가 어떻게 청구도를 그렸는지와 《청구도》의 구성을 밝혀놓았습니다. 그리고 무관이자 외교관인 신헌의 부탁으로 《대동방여도》 즉, 《동여도》를 그렸고 그것을 바탕으로 만든 지도가 바로 《대동여지도》랍니다. 《대동여지도》는 여태까지 김정호가 만든 지도와 지지를 집대성한 지도로, 당시 과학 기술 수준에 비추어 정확하고 과학적인 지도였고, 조선에서 이루어진 모든 지도학과 지리학의 연구 성과를 한데 모은 최고 수준의 지도였답니다. 게다가 누구나 손쉽고 값싸게 《대동여지도》를 구할 수 있어 김정호의 지도 대중화의 꿈은 이루어졌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정호에 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1904년 러시아와 일본이 조선과 만주를 놓고 한 판 전쟁을 벌였던 러일전쟁 때, 두 나라가 군사 작전용 지도로 《대동여지도》를  사용했다는 사실에, 넘 속상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이어볼 수 있었던 청구도>

 


 

<대동여지전도:《대동여지도》를 축소하여 만든 약 920.000분의 1축척지도>



 

본문 이야기 중간에 '역사 마주보기' 코너를 두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김정호에 얽힌 이야기와 조선 시대 지도의 발달사, 《대동여지도》에 담긴 과학성을 상세히 실어 새로운 역사 상식을 알게 해줍니다. 게다가 권말부록에는 '김정호의 생애'와 '세계의 사건'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연표를 실었고, 용어 설명과 찾아보기를 두어 아이들이 읽다가 어려운 용어나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해두었답니다. 


 

 

 
'역사가 잊은 외로운 지도꾼 김정호' 라는 제목을 봤을 땐 그 이유를 몰랐는데 한 권을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분의 존재감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네요. 그 분의 기록이 많이 남아 있었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많은 교훈이 되었을 텐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의 시대적 배경때문에  평민출신인 김정호의 기록이 거의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아닌 그분의 재능과 노력,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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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2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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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