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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이니까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6
후쿠다 이와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9월
평점 :
이 그림책의 작가는 후쿠다 이와오로 일본 아동출판미술가연맹 회원이며 《덜커덩 덜커덩》이란 책으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그림책 상인 일본그림책상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형이니까》를 읽기 전에 그분의 작품인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5권 《난 형이니까》를 먼저 읽어보았다. 형의 입장에서 동생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하지만 《우리 형이니까》는 동생의 입장에서 형을 바라보며 느끼는 마음을 아주 세세하게 그려낸 예쁜 그림책이다. 표지 그림에서 두 형제가 벽에 기대어 똑같은 포즈를 취하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형을 따라하는 동생의 모습에 더 웃음이 나오는 표지 그림이다. 9살과 6살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 둘째 아이가 항상 언니와 똑같이 행동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공감이 간다.
앞, 뒤표지를 넘기면 두 형제가 살고 있는 동네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그 지도를 보면서 동생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꽤 멀다는 것을 알 수도 있었다. 딸아이가 집, 유치원, 공원, 놀이터 등 장소를 둘러본 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공간적 배경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더 흥미로와하는 것 같았다.
동생은 자기랑 잘 놀아주는 형이 좋지만 엄마, 아빠보다도 큰소리치고 레슬링 놀이를 하다가 형한테 졌다고 울면 '겁쟁이 울보'라고 놀리는 형이 얄밉기도 하다. 그런데 텔레비젼에 귀신 영화가 나오면 형이 무서워서 같이 목욕하고 같이 자자고 할 때 형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흔쾌히 좋다는 대답을 한다.형은 빙글빙글 철봉도 잘하고 자기가 아빠 카메라를 망가뜨려 울고 있을 때 살짝 화장지를 건네 주기도 하는 형이 좋기만 하다. 형이 있어 좋은 동생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어느 날, 형이 유치원에 동생을 데리러 왔는데 가방도 들어주지 않고 쏜쌀같이 골목길을 돌아가버린다. 동생은 형을 부르지만 갑자기 큰 개가 짖어 놀라 도망쳤더니 처음 와보는 잡목길에 서 있게 된다.동생은 형이 보고 싶어 그동안 형이 자기에게 큰소리치고 '겁쟁이 울보'라고 했던 일을 떠올리며 그렇게 해도 좋다며 형을 애타게 찾는다. 그 순간 '와악!'하는 소리에 돌아보았더니 형이 서 있는 것이다. 울면서 형에게 와락 안기는 동생 모습이 넘 이뻤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어린 마음에 낯선 곳에 혼자 있어서 더 무서웠을 것이다.



동생은 이제는 숨바꼭질 안 해 준다며 으스대는 형을 졸졸 따라가며 '겁쟁이', '울보'라고 하지 않아서 형이 좋은가보다. 그리고 자기 형이라서 참 좋다고 동생은 말한다. 마지막에 동생이 '우리 형이니까 참 좋다'는 그 말이 형제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동생의 입장에서 형이나 언니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