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국을 향한 열 개의 바닷길 - 우리 바다의 역사를 배우는 해양동화
김선희 지음, 아메바피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해양동화는 처음 접해보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을 끌었던 것 같다.표지를 만져보면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과 책제목이 미끈미끈하여 만져보는 재미도 있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강한 흥미를 유발시킨다. 이 책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3,000년 전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무역을 했던 고조선에서부터 오늘날 우리 바다를 연구하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이르기까지 열 개의 물길을  지나오면서  역사 속 위인들도 만나보고, 바다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헤쳐나가는 모습들을 리얼하게 펼쳐내고 있다.

 

제주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초등학생 강호는 바다에 나가셨던 아빠가 사라진 지 4년이 되었지만 아빠가 분명히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고 있다. 오늘이 바로 아빠의 제삿날인데 할머니께서는 제삿날만 되면 아빠가 이어도 섬에 살고 있을거라고 말씀하신다. 아빠의 친구 캡틴은  이어도에 살고 있을거라는 아빠 이야기를 강호로부터 듣고는 할아버지께서 주신 이어도로 가는 길을 알 수 있는  지도를 펼쳐 보인다. 강호는 아빠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캡틴과 함께 이어도를 찾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강호가 넘 가여웠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 람보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막무가내로 따라나서게 되면서 세 사람은 이어도를 향해 열 개의 물길을 헤쳐나가게 된다. 한 개의 물길을 지날 때마다 신기하게도 지도에 글씨가 새겨지는데 그것을 단서삼아 바다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첫 번째 물길은 고조선인데 중개 무역의 나라이다. 고조선은 동북아시아의 연안 항로를 장악하고 있었다. 중국은 왜로 가기 위해서는 고조선의 가까운 바다를 지나야 했기 때문에, 고조선은 이런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해상 문물 교류의 핵심 통로로 자리잡아 바다를 장악했던 것이다.

 

두 번째 물길은 백제인데 해상 무역의 힘으로 바다를 장악한 나라이다. 세 사람은 배에서 내려 백제를 여행한다. 거리에는 각 나라의 고유 의상을 입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왜에서 알아주는 거상집 딸 유키코를 도와주고는 유키코 집에까지 초대되어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백제가 왜에 불교도 전하고 천문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많은 가르침을 준 나라라면서 백제의 문화를 칭송한다. 강호는 어깨가 으쓱해졌고 자랑스러워한다.

 

세 번째 물길은 가야인데 막대한 양의 철을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그 철로 여러 가지 물건들을 만들어 왜로 수출했었다. 그리고 왜로 가는 바닷길을 장악하여 철을 수출하는 항구를 가진 해양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네 번째 물길은 고구려로로, 태왕이 다스리는 강한 나라이다. 강호가 가장 존경하는 광개토대왕이 있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시대라고 한다. 광개토대왕은 육지만 넓힌 게 아니라 수군의 세력도 막강하게 키웠다. 세 사람은 고구려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지만 그들에게 잡혔다가 고구려 소녀 초희가 풀어주게 된다. 초희와 아쉽게 헤어지고 다시 그 다음 목적지로 여행을 떠난다.

 

다섯 번째 물길은 통일신라로, 바다를 지킨 해상 왕이었던 장보고가 살았던 시대이다. 람보가 손목 시계를 보고 배가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자 강호는 이렇게 똑똑한 람보가 예전에 공부도 하지 않고 말썽만 피웠었는지 묻게 된다. 람보는 맨날 바빠서 자기와 놀아주지 않는 아빠가 미워서 반항했다는 것을 말해준다.(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들에게 아빠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거대한 상단을 가진 상인이자 외교관이기도 한 장보고를 만나는 영광도 얻게된다.

 

여섯 번째 물길은 발해로, 고구려를 이은 해동성국이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었더니 흑발치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를 따라 발해로 들어갔다. 발해는 당나라뿐만 아니라 왜와도 활발하게 교류했던 것이다.

 

일곱 번째 물길은 고려인데 바다의 주인이고 전 세계와 교류했던 찬란한 해상 왕국이다. 하지만 일곱 번에 걸친 몽골의 침략때문에 고려가 힘을 읽게 된다. 세 사람은 30미터도 넘어 보이고 빠르기도 엄청 빠른 중국 송나라에 다녀오는 무역선도 타보게 된다. 
 



 

여덟 번째 물길은 조선으로 바닷길을 걸어 잠궈 해상 교역 자체가 없었다. 왜가 조선에게 교역을 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왜구들이 무자비하게 조선을 침략해 온 것이다. 우리들 배는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승리를 거둔 옥포를 지나 당포, 한산도, 부산포를 지났다. 또 명량해협을 지나 큰 승리를 거뒀지만 적의 총탄에 맞아 돌아가신 노량 앞바다 앞에서 잠시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묵념을 올렸다.

 

아홉 번째 물길은 쇄국과 개국 사이에 있는 근대이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알게 된 서양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오기 시작했는데 조선은 서양과 교역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독일 등의 상인들이 교역을 할 것을 계속 요구한다. 조선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서구 열강은 조선 땅을 침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에 지친 람보가 근대에 남아 살거라고 고집을 부리자 어쩔 수 없이 기절시켜 데리고 간다.

 

열 번째 물길은 현대로 길을 잃은 항해이다. 세 사람은 원유를 실은 배 유조선에서 원유가 유출되어 푸른 바다를 완전히 검은 색으로 바꿔 놓았고 많은 물고기들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바다가 죽어 가는 데 그냥 갈 수가 없어 원유를 퍼올려 보지만 원유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태안지방 원유 유출 사건이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캡틴은 강호에게 아빠와 같은 배를 타고  있었는데 폭풍우를 만나 아빠가 바다에 빠졌다는 것을 고백하며 이어도가 없다고 한다. 화가 난 강호와 람보는 캡틴을 치며 울부짖었다.(아빠를 만나기 위해 이어도를 찾아나선 힘든 여행이었는데 강호의 마음이 얼마나 슬프고 힘들까?)

 그런데 작은 통통배를 탄 아저씨로부터 상상의 섬 이어도가 3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는 뜻밖의 말을 듣고는 따라간다.  수중 암초로 이루어진 바다 속에 있는 섬인 이어도 위에 세워진 종합해양기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곳에서는 해양과 기상 예보, 어장 예보, 지구 환경 문제와 해상 교통 안전, 기후 변화 예측 등을 위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해양 연구원인 아빠를 생각난 람보는  자기와 안놀아준다고 못된 짓 했던 것이 미아해 펑펑 울었다.(아빠의 일터를 직접 본 람보가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계신지 알게 되어 다행이다.)우리나라의 조선 산업은 세계 제1위로. 세계에서 가장 배를 잘 만드는 나라라는 뜻이다. 지금 현대에 우리가 만든 배가 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자랑스러울 뿐이다.

 

 우리는 잠수복으로 갈아입고 이어도를 보기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뿌연 안개 속에 자리잡고 있는 섬은 환상적으로 보였다. 강호는 자기도 모르게 점점 섬으로 헤엄쳐 갔는데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물고기가 헤엄치듯 유유히 헤엄쳐 오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 사람들 중 낯익은 얼굴 꿈속에 나타난 아빠였다. 아빠와 강호는 서로에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아빠는 언제나 강호의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거라고 말씀하신다. 아빠의 얼굴이 천사처럼 평화로워 보여 안심이 되었다. 강호는 아빠가 이어도에 잘 살고 있다고, 더 이상 아빠 때문에 슬퍼하지 말자고 할머니께 전하리라 생각한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위험하고 어려운 여행을 하게 되는 강호의 마음을 생각하니, 자식을 둔 부모로서 정말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리고 신비스런 지도를 통해 고조선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열 개의 바닷길을 여행하는 세 사람의 여정이 때로는 흥미로웠고, 긴장감을 주었던 이야기 전개로 우리나라 바다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나라 조선 산업의 위치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입니다. 마지막에 이어도에서 너무도 그리워하던 아빠를 만나게 된 강호를 보니, 마음이 찡했지만 슬픔을 걷고 힘을 내는 강호의 모습이 대견스러웠답니다.  이 책에서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소중함과 우리나라 바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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