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독서 교육 - 책읽기에 열광하는 아이들 대교아동학술총서 4
김은하 지음 / 대교출판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5살과 8살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 엄마로서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들을 읽고 접하면서 풍부한 감성과 배경 지식을 쌓고 자기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무엇보다도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독서 습관도 무조건 책을 많이 보여준다고 가져지는 것도 아니고 우선적으로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다행히도 두 아이가 책을 싫어하지 않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여서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분야의 책을 두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엄마로서 많은 정보를 얻고 노력 중이다. 

 

이 책은 '영국에서는 어떻게 독서 교육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국의 교육은 유치원부터 학교를 다니는 내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언어 능력(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책 읽기와 쓰기, 토론 수업이 모든 과목에서 핵심 활동을 차지한다. 대학에서도 책 읽기와 글쓰기 훈련은 계속되어, 튜터리얼이라는 일대일 수업에서도 주된 활동이 토론으로  이러한 훈련으로 영국의 대학 졸업자들은 자연과학을 전공했다는 사람들마저도 비즈니스 보고서나 기획안, 광고 홍보물 등을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작성해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교육 목표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것이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교과서 진도를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다보니, 책 읽기와 토론은 거의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이다.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하느라 가정에서도 생각처럼 그리 쉽게 책을 읽고 토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교육적 환경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는 것 같다.

 

영국 아이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자율성을 얻어가는 과정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는 데서 시작되어 항상 '왜'라는 질문이 항상 따라다닌다. 언어로 풀기 힘든 직관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도 자신의 느낌을 글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춤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게 한다. 어떤 과목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왜 좋아하는지, 뭘 할 때 내가 기쁜지,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치는 시간을 주어 탐색하게 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서 다섯 살 유치원생만 해도 자기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댈 줄 안다고 한다. 연령별 추천 도서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선호에 따라 읽으므로 아이마다 독서의 족적이 다 다르다고 한다. 저희 5살 둘째 아이와 비교해 봤을 때,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반복해서 읽는 책들은 제목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작가의 이름은 전혀 알 지 못한다.

 

영국의 부모들은 전집의 형태로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부모가 고른 전집은 아이에게 좋아하는 주제나 대상이 무엇인지, 어떤 그림의 책이 좋은지, 어떤 작가의 이야기 방식이 마음에 드는지 자기 기호를 가질 여유와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 고르기는 자율성을 연습해보는 어린 시절의 중요한 '교육적' 경험으로 간주해서 책 선택의 시행착오를 맘껏 해보라고 시행착오의 비용이 들지 않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도록 하고,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낱권으로 구입한다고 한다.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부모들은 대개 연령대에 맞게 전집을 들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책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느라 여념이 없다. 영국의 부모들의 독서 교육 방식을 보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영국에는인구 대비 공공 도서관의 수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편에 속하며, 대학 도서관과 전문 도서관 2300개를 빼고도 전국적으로 공공 도서관이 4500개가 넘는다. 이렇듯  도시마다 마을마다 도처에 도서관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자주 갈 수 있고,  몸이 불편해서 혹은 집이 오지에 있어 아예 도서관 방문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이동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보니, 영국 사람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인구가 세계적으로 월등히 높다. 영국 어린이들은 일상 속에서 부모나 조부모 등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어른이 도서관 이용하는 것을 보고 자란다. 게다가 한 번 책을 빌리면 3~6주 정도 꽤 오랜 기간 두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따로 책을 사거나 하지 않고 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도 안다.  집 가까이에 문화센터에 속한 도서관이 있는데 대여 기간이 2주 정도이다보니 빌린 후에는 다시 되돌려주기 바쁘니까 번거러워서 이용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빌리면 일주일 안에 반납해야 한다. 영국의 도서관과 확연히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영국에서는 사회적으로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  도서관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데 그중 전국 도서관이 참여하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는 '독서 챌린지'라는 북클럽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과제로 참여의 재미를 선사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학교와의 네트워킹으로 도서관에서 사서가 직접 아이들의 숙제를 돕는 '숙제 클럽' 모임 시간을 두어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부모를 위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부터 좋은 책을 고르는 법, 아이가 좋아할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드는 법 등 다양한 강좌와 워크숍이 있는데 대부분 무료이다.  

 

영국인들의 75%는 오프라인을 통해서 책을 구입하는데 서점에서는 오프라인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로 살려 어린이책 코너를 만든다. 책은 마음껏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책과 관련된 어린이 독자 이벤트를 다채롭게 준비해 놓는다. 어린이책 서점이든 체인 서점의 어린책 코너든 공통적으로 갖는 특징이 있다. 읽기 능력별 전시, 저자별 전시, 쉽게 찾을 수 있는 서가 구성, 별도의 책장, 공간의 활용, 책을 보조하는 게시물, 아이들의 위한 모든 상품을 구비해 둔다.  아이들을 데리고 서점에 가서 직접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하는 것이 좋은데 우리나라 서점에는 대개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잘 확보해 두지 않다보니 , 저 같은 경우는 온라인 서점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요즘에는 책을 먼저 읽어 본 독자들이 책에 대한 서평을 올려놓으니 그것만 참고해도 충분히 책에  대한 정보를 얻어 구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 보니, 시간도 절약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비교해 볼 수도 있으니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과 다채로운 행사들이 있는 영국의 서점처럼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서점을 많이 이용할  것이다.

  

일년 내내 열리는 어린이책 잔치, 작가와 독자가 맘껏 얘기하는 축제 등 북페스테벌을 지속함으로써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이어가는 영국의 독서 교육에 ,부러운 마음도 생기면서 독서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영국의 독서 교육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미비한 독서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고 앞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동안 제나름대로 실천해 왔던 독서 교육을 되돌아보며  가정에서부터 우리 아이들의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올바른 독서 교육을 실천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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