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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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을 열심히 산다고 하는것은 각자에게 중요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별볼일 없어 보일지라도...

한 사람이 긴 인생을 사는 동안에 필요한 '기준'이란 과연 무엇일까?

맛? 꿈? 사랑? 약속?...

혀끝에 감도는 천국의 맛이 이런 것일까?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어내는 히로미의 온갖 변덕을

받아주며 차츰 개인비서 역할을 하게 된 야요이.

히로미와 자신 중에서 한사람을 고르라는 남친의 한마디에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그녀는 다른 무엇보다도 한조각의 케이크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 무엇보다 맛에, 불상에,혹은 다른 평범하지 않은 것들에...빠져 삶의 기준으로 만드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렇듯 얼핏보면 이해할 수 없을듯한 사람들의 심리가 다섯편의 단편에

잘 그려져 있다.

이해할 수 없을것 같은 일은 인생 전체를 이야기 하는건 아닐까?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도 정말 삶이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찼다...

이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들 한편으론 조금은 앵돌아진 모습으로 주변에 차가운 시선을

보여줄것만 같은 일면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삶에서 뭔가 빠진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평범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생명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서 애정을 느끼게 된것 같다.

우리 모두가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를 바로 잡아 주려고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끔은 내 속에 들어있는 모든것을 비워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간과 공간이 항상 어딘가에

마련되어 있다면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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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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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그의 독창적이고 강렬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의 기억속에 그의 매력을 각인 시켜준 작품으로는 당연 '내 이름은 빨강'을 꼽을 수 있다. 사람과 동.식물, 나아가 개와 나무들까지 화자가 되는 1인칭 화법으로 눈에 보이는듯 묘사 되었던 세밀화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던 작품.

보통 오르한 파묵의 작품은 난해함과 모호함이란 단어로 표현되곤 한단다.

뉴욕 타임스가 "동양에 새별이 떠올랐다." 라고 극찬한 계기가 되었고 16개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며,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이 책 '하얀성' 역시 앞 부분에선 난해함과 모호하다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주인과 노예의 관계이지만 나와 너무도 똑같이 생긴 그들... 서로를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증오하는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서로를 상처 입히기에 급급한) 연인의 모습처럼 '호자'와 노예인 '나'는 서로를 경멸하고 비웃으며 오랜 시간을 보낸다. 때론 도망치고 찾아내기도 하면서, 때론 의기투합하여 학문을 연구하고 개발하면서...

p191..."인생과 세상과 자신에게 만족해하는 바보들처럼, 내 눈빛은 안일해졌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나의 모습에 만족해하고 있다는 것을"...'멍청이'들 속에 살며 행복을 느끼게 된다.

p234..."인생의 가장 멋진 부분은

              멋진 이야기를 꾸미고,

                 멋진 이야기를 듣는것이 아닌가요?"

p237...우리는, 이상하고 놀라운 것을 우리 마음속이 아니라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

우리 마음속에 있는것을 찾는것은, 우리 자신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고 말했다. 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도 이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주인공들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하며, 이 때문에 항상 다른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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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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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주변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것도 들어가는건 자유였지만 나가는건 맘대로 못하는 문이 잠긴 상태...즉,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이라면? 당황하는것을 넘어서,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범인으로 의심해야만 하는 상황은 신경을 날카로워지게 만들고 이성을 완전히 마비 시킬 것이다.

''아야츠지 유키토''는 <관>시리즈와 <속삭임>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은 이 작품과 <십각관의 살인> 뿐이다.

책 속에서 탐정역을 맡은 사람은 이제 막 추리작가의 대열에 합류하게된 ''시시야 가토미''와 출판사 편집부 신입 사원인 ''가와미나미(江南 코난)다카아키''이다. 그들은 3년전 <십각관 살인>을 겪으면서 알게 된 사이이고 우연히 가와미나미가 속해 있는 ''희담사''의 잡지 <카오스>의 ''가마쿠라 시계 저택의 망령에 도전한다.''는 특별 기획건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고가 정계사의 전회장이며 지금은 고인인 ''고가 미치노리''가 지은 ''시계관''에 역시 고인이 된 그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W대 초자연 현상 연구회'' 학생들과 잡지사 직원, 그리고 영매 역할을 하게 될 심령술사가 안과 밖에서 모두 잠그도록 설계된 문이 있는 밀실에 스스로 들어간다.

초반에 쏟아져 나오는 등장 인물과 그들의 이름의 압박에 무너지지 않고 100쪽까지만 이겨낸다면 그 뒤에는 이상하게 쏟아지는 잠과 몽롱해지는 정신...이성을 잃고 착란 상태에 빠지는 사람들과,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밝히고 싶은 호기심에 책의 두께에 비해 정말 술술 읽히는 재미에 빠져들 것이다. 작가의 또다른 작품 <십각관의 살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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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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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다. 분명히 환상속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일들...그런데 어느샌가 이야기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안되는...아니, 솔직히 현실이었으면 더 좋을것 같은 이야기...이 책 '오듀본의 기도'가 바로 그런 책이다.

독특한 우화의 세계...이사카 월드...환상의 섬 '오시기마'...

나(이토)는 5년간 근무하던 소프트웨어 회사를 그만둔지 두달정도 되었다. 스물여덟의 나이로 시력이 급속히 나빠졌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것이다. 어쩌면 나의 상사는 이런 나를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내겐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난 그동안 나름대로 철저하게 계산되고 치밀하게 짜여진 시간들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런 내게 어느날 순간적으로 얼빵한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바로 무장강도...칼 한자루를 들고는 무작정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금방 잡혔다. 그런데 나를 연행하는 경찰은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인간인 '시로야마'였다.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에 우연히 사고가 일어났고 난 도망쳤다...깨어보니, 이 곳...

골든리트리버를 쏙 빼닮은 히비노가 섬을 안내해 주겠다며 나와 동행한다. 히비노는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은 아니나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타입이다. 그를 보고 있자니 악의없는 마음과 남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은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엔 특별한 존재인 말을 할줄아는 허수아비 '유고'가 있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그날 밤에 그는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다. 범인이 허수아비를 홀딱 빼내서는 갈기갈기 헤쳐 놓은 것이다. 과연 누가 이런짓을 했을까?

엽기적이며 잔인하게 묘사되는 '시로야마'라는 인간의 행동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런 인간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시처럼, 무정하고, 불친절하며, 아름다운 얼굴의...라고 표현된 '사쿠라'...자신의 판단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그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건지 좀 헷갈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준다.

모든걸 알아야 하는것과, 즐겁게 사는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

마술의 기법은 몰라도 마술을 즐기는데는 아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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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 - 오늘 모든 것을 이루어라
존 블룸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 토네이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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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 갈수록 고민되는 것이 하나있다.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
내 앞을 가로막듯 잠복해 있다가 때때로 고개를 들이미는 어려운 순간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고난을 이겨내야 하는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행복하기로 결심해 본다.
행복하기로 결심해? 쳇... 행복을 결심한다고 얻는다면 이 세상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네...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그건 이 책을 아직 안읽으신 분들이 하시는 말씀...

이 책을 읽기에 앞서 한가지 생각해야 할것은... 이 책이 어떤 장르인가 하는 것이다.아름다운 혹은 감동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앞뒤좌우 타당성 있는 이야기를 원하면 안된다. 이 책속에서...

삶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책이니, 주인공 잭이 불의의 열차 사고를 당해서 커다란 불행을 겪고 병원 생활을 하는 중에 천사를 만나고,재활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그대로 받아 들여주아야 한다...조금의 불만도 없이 그저 살아난것에 대해 감사하는 그를 위해 박수를 쳐주어야 한다. 왜? 주인공의 불만을 쓰다보면 책이 길어지니까...

카르페 디엠! -- 지금 이 순간...삶에 충실하라!! 행복을 강요하지 말라...
행복은 의무나 사명이 아니예요...내려 놓아요...느끼고 즐겨요...그리고 오늘에 충실해요...

주인공인 잭이 천사에게 받은 12개의 카드속에 쓰여진 글을 정리해 본다.

1.신이 주관하신다. 언제나.

2.거꾸로 보는 방법을 배워라. 인생은 역설이다. 내면에 충실하라.

3.멋진 정원이란 없다. 당신이 만들기 전까지는.

4.삶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잃을걸 너무 많이 갖고 있다면.

5.다시 수립하라. 자신의 가치관을.

6.꿈을 바꿔라.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7.스스로 선택해야 얻을 수 있다. 계획을 세워라.

8.변화하기는 쉽다. 변화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

9.진정한 인간관계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10.때로 자유는 구속이다. 책임감이 없으면...

11.진정한 기쁨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그것은 봉사라는 포장에 싸여 있다.

12.카르페 디엠! 내일이면 늦으리.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라!!

여기 적힌 12가지 교훈을 내 생활에 모두 반영할 수 있다면...내가 지킬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행복한, 멋진 삶이 될것 같다...
요즘 내가 늙나보다...이런 책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난다...너무 감동 받은거야? ^^;;;
내가 주로 선물하는 책 리스트에 올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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