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의 기도 - 아주 특별한 기다림을 만나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다. 분명히 환상속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일들...그런데 어느샌가 이야기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안되는...아니, 솔직히 현실이었으면 더 좋을것 같은 이야기...이 책 '오듀본의 기도'가 바로 그런 책이다.

독특한 우화의 세계...이사카 월드...환상의 섬 '오시기마'...

나(이토)는 5년간 근무하던 소프트웨어 회사를 그만둔지 두달정도 되었다. 스물여덟의 나이로 시력이 급속히 나빠졌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것이다. 어쩌면 나의 상사는 이런 나를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내겐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난 그동안 나름대로 철저하게 계산되고 치밀하게 짜여진 시간들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런 내게 어느날 순간적으로 얼빵한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바로 무장강도...칼 한자루를 들고는 무작정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금방 잡혔다. 그런데 나를 연행하는 경찰은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인간인 '시로야마'였다.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에 우연히 사고가 일어났고 난 도망쳤다...깨어보니, 이 곳...

골든리트리버를 쏙 빼닮은 히비노가 섬을 안내해 주겠다며 나와 동행한다. 히비노는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은 아니나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타입이다. 그를 보고 있자니 악의없는 마음과 남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은 별개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엔 특별한 존재인 말을 할줄아는 허수아비 '유고'가 있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그날 밤에 그는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다. 범인이 허수아비를 홀딱 빼내서는 갈기갈기 헤쳐 놓은 것이다. 과연 누가 이런짓을 했을까?

엽기적이며 잔인하게 묘사되는 '시로야마'라는 인간의 행동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런 인간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시처럼, 무정하고, 불친절하며, 아름다운 얼굴의...라고 표현된 '사쿠라'...자신의 판단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그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건지 좀 헷갈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준다.

모든걸 알아야 하는것과, 즐겁게 사는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

마술의 기법은 몰라도 마술을 즐기는데는 아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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