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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촌'이라는 한 음절에서 이미 '촌스럽다'란 느낌을 떠올리고,

다음에 와붙는 '푸딩'이라는 극히 서양적인 명사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드는 호기심...

'촌마게'가 뭐지?

발음에서 오는 선입견과는 완전 다른 느낌의 일본어 뜻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행스럽게도 책을 펼쳐 읽자마자 첫 페이지 일곱째 줄에 이 단어와 역주가 등장한다.

'에도 시대 남자의 머리 모양으로 정수리까지 밀고 남은 머리를 뒤통수에서 틀어올린 것'

아, 이거...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희한한 헤어스타일?

도대체, 왜!! 누가, 저런 모양을 개발해 냈는지...

아무리 멋진 남자도 웃기게 만들 수 있을 듯한 머리모양 아닌가?

여튼, '촌마게'란 뜻을 알게 되자 '촌마게 푸딩'은 더욱더 오묘한 색채를 띄게 된다.

 

내용은 간단하다.

촌마게를 하고 긴 칼도 두 자루나 찬 에도 시대 사무라이가 현대 일본으로 타임슬립해와 좌충우돌하다

환상적인 요리 솜씨를 발휘해 최고의 파티쉐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가 다시 사라지는 이야기.

 

180년 전 사무라이 야스베가 내뱉는 현대에 대한 짧은 한 마디 한 마디의 감살들은

그 현대에 속해 살아가는 우리를 잠시 그 초고속의 도로에서 내려놓는다.

 

"이 세계에서 살려면 그 에너지라는 것이 꽤 많이 필요하겠소이다."

 

우연히 야스베를 만나 졸지에 그를 집안에 들어앉히게 된 히로코도

그와 함께 있으면서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얻고 대신 무엇을 잃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이 소설은 일종 '주부 환타지'의 절정을 달리는데,

그건 히로코의 집에 머무는 대신 살림을 떠맡겠다고 자청한 이 사무라이는 그야말로 '천상 주부'의 면모를 엿보인다. 

완벽한 요리, 청소, 빨래에 응석 많았던 아들 도모야의 양육과 교육까지 책임지는 야스베 덕에

히로코는 생활의 여유를 얻고 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다.

 

아, 이런 '주부 사무라이'리면 나라도 데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야스베.

그의 이런 철저함과 도전정신, 책임감, 뚜렷하고 간결한 사고방식은 또한 그 180년 전 세계에서 온 것이다.

볼품없고 헛점투성이인 이 사나이의 매력에 일본 열도가 술렁이는 것은 그 정신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당연히 예상되는 결말대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야스베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리고, 현실에 남은 히로코와 도모야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 그가 만든 푸딩을 맛보며 그를 떠올린다.

 

즐겁고 가벼운 이야기지만, 구석구석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직시와 호통이 가슴을 찔러와 더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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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러그드 보이 1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에 한창 미쳐있을 시절.. 

나에겐 사랑하는 작가들이 꽤 있었지만, 

천계영은 그 중 가장 독특한 인물이었다. 

공주와 초능력과 전설의 세계 속, 유일한 힙합 소년이라 할까? 

 

독특하고도 사랑스런... 

꼭 한 번 지상에서 만나고 싶은 언플러그드 보이. 

어떻게 이런 인물을 창조해냈을까? 

아무리 보아도 감탄스러운 작가이다. 

  

다시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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