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부분에 실린 몇 편의 시를 읽고선 책을 요리조리 뒤집어 보았다. '이거, 정말 어른이 쓴 시야?'하고.. 너무나 '아이스럽다.' 아이들이랑 장시간의 인터뷰를 하고 그 소재를 시발점으로 표현한 거 아닌가 하고 의심이 갈 정도다. 동시가 이런 것이었던가? 마치 무엇이든지 무엇으로든 변신시키는 마법 상자 같다. 싹난 감자가 도깨비가 되고, 입 벌린 굴비들은 노래하다 잡혀온 것이 되고, 빨래집게는 배울 게 많은 믿음직한 친구가 되고, 오색딱따구리는 숲 속의 외과 의사가 된다. 세상 모든 것이 친구가 되고, 세상 모든 엄마가 내 엄마가 되고, 그렇게 사랑할 것들로 세상을 채워가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책 속에서 본 풍경이다. 아마도 아이들의 마음이겠지...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따스하고 맑은 마음. "왜 내 이름을 갖다 아무 데나 쓰는 거죠?"하고 뻥튀기는 속상해 한다. 그건 아름다움을 지닌 모든 것을 몰라주는 사람들에 대한 우주의 마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