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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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기에 나오자마자 샀던 책.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내 여행의 이유는 주로 생각을 멈추고 나를 잊어버리기 위해서였다. 나처럼 자아를 잃어버리기 위해 떠나는 여행의 이유도 있었지만, 김영하 작가가 이야기하는 여행의 이유는 더 다채롭다. 작가가 느끼는 다양한 여행에 대한 생각들이 흥미로웠다. 김영하 작가가 알쓸신잡 프로그램에 나와서 한 이야기가 있다. 나중에 편집되어 방영되는 이야기를 볼 때면, 여행하는 당사자로서는 몰랐던 제 3자가 되어 시청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처럼 작가가 펼쳐주는 다양한 여행의 이유가 내 삶에서도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난 김영하 작가의 글에서 늘 다른 관점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움이 마치 여행처럼 다가온다. 책을 사 놓고 오랫동안 읽지 못했는데, 여행이 그리워지는 요즘 읽으니, 이 책에 나오는 각각의 이유를 들어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만약 사회 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 즉 그림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평소에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신경쓰지 않는 것들, 그러나 잃고 나면 매우 고통스러워지는 것들, 그 그림자를 소중히 여겨라. 하지만 만약 그것을 잃었다면, 그리고 회복하기 위해 영혼까지 팔아야 한다면, 남은 운명은 방랑자가 되는 것뿐이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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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런 원고는 투고하지 말아주세요 - 예비 저자를 위한 헛수고 방지책
김태한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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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집었다. 책 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쓰기 위해 힘을 내라고 독려하는 책이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이 책은 이렇게 쓰지 말라고 말리는 글이다. 그 발상이 재미있었다. 직접적으로 이런 원고는 안된다고 표현하는 일갈을 기대했는데, 책은 점잖았다. 쓴소리보단 책을 쓰기 위한 과정을 로드맵처럼 펼쳐 보여준다. 다만 길 중간중간 샛길 주의, 허세 금지, 계약 중 유의 사항 같은 방식으로 실수를 피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알려주었다. 전체 과정을 보여주니 오히려 꼼꼼히 중간 점검을 할 수 있어 유익했다. 무엇보다 책 쓰기만이 아닌 비즈니스적인 관점을 소개해 준 점이 좋았다. 글을 쓰다 보면 자기만의 세상을 창조하느라 세상살이와 어긋나 버릴 때가 많은데, 책이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깨우쳐주었다. 책이 얇고 쉬워서 깊게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첫 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안내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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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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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결국 무엇일까?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밀 할아버지가 모모에게 말했듯, 모모는 사랑했고, 사랑하려 남았다. 앞으로도 사랑하려 한다. 그 마음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자기 앞의 생을 끌어안은 모모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글을 쓴 사람이 로맹 가리이든, 에밀 아자르든, 작가는 그저 소설 속에 살아있는 모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 자연의 법칙이든, 현실이든 아랑곳없이 사랑만이 사람을 살 수 있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랐을지 모른다. 글 쓴 이에 대한 안경을 끼고 모든 걸 다 안다는 듯한 허세를, 정작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오만을 그는 통렬하게 비웃었다

소년의 세상은 보지 못한 삶의 진실을 드러내며 미소 짓게 해주었고, 누구보다 통렬하게 진실을 일깨웠다. 작가가 전했던 방식은 묵직했다. 모모의 삶이 너무 시리게 아프고 아름다워서 내내 품고 앓으며 사랑하고 싶다.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 P174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 P307

로맹 가리의 짤막한 유서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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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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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글은 잠깐 바쁨을 멈추는 힘이 있다. 걷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고 삶의 소소함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힘. 삶에 떠밀린다 싶을 때 시인의 글을 읽으면 참 좋다. 비어가는 감성이 마음에 차오르길 기다리는 시간 같다. 

시인이 군 시절 썼다는 유언은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주된 감정이었다고 한다. 중년을 넘어서며 이제 미래가 아니라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를 살아갈 때 모아서 남겨야 할 감정이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그의 시가 '사라지는 것들의 유언을 받아 적는 취재나 대필'에 가깝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의 언어에서 남아 있는 자들이 나누어야 할 온기와 애도를 느꼈다. 시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늘 같은 일상을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준다.  

평범한 맑은 날에, 시골길을 같이 걷는 듯한, 외로워도 혼자가 아닌 듯한 느낌을 책을 읽는 내내 즐겼다. 책을 접고 나니 손편지는 아니지만 답글을 남기고 싶어져, 간단히 느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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