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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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다. 매번 책이 나올 때마다 감탄하며 다시 찾아읽는다. 그가 소설이 아니라 산문으로 하는 자신의 이야기가 반가웠다. 나는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작가의 구조적 설계가 제일 황홀하다. 산문에 그런 서사구조적 즐거움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는 흥미롭다. 좋아하는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어보는 대화도 참 좋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115-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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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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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회자되는 고전이라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질 못했다. 이런 이야기일수록 읽지 않았어도 줄거리는 워낙 자주 듣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고전은 줄거리나 요약본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고전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 있다. 왜 이 책은 명작일수 밖에 없는지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반짝거림이 있었다.

개츠비의 삶은 밝게 빛나는 삶이 아니다. 그는 밝은 빛을 쫓지만 오히려 어둠에 몸 담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 라는 말이 책을 덮고 나면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는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밝은 삶 뒤에 숨겨진 인간의 추악함 속에서 한 여자만을 향한 사랑의 지고지순함을 믿었던 남자의 순수함이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빛나게 했다. 

단순히 사랑을 쫓는 남자의 연애 소설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의 믿음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울림은 크다. 

개츠비가 밤마다 어둠 속에서 강 건너편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던 장면이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어둠 속에 서 있지만 건너편 초록색 불빛 너머 사랑을 그리워하고, 그의 심장은 늘 꺼지지 않은 불빛을 머금고 있었으리라. 그 심장의 불빛에 마음이 못 견디게 아리다. 그가 꿈꾸던 미래가 무너져버린 장면에서는 소설 속 인간들의 모습이 아른거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무엇으로 숭고하게 되는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해진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이런 여운을 느꼈던 것 같다.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또 다시 책을 찾아 읽고 숙고하게 될 것 같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으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은 없다―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맑게 갠 날 아침에…….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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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위에뜬달 2019-01-19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집중안되서ㅜㅜ 접을까 싶었는데
님리뷰보고 다시 심기일전 해 봅니다^^

가치저장소 2019-05-25 23:01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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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연수는 죽을 줄 알면서도 뻔히 그 길을 가는 이유가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영혼에 새겨진 그 말 때문에 그는 이 일을 걸어간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 번 더 말할 때,우는 얼굴로 더움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운명이란 게 이런 걸까, 절박함이란 게 이런 걸까, 이 길을 걷는 동안 무수히 고뇌하고 찾아가는 수많은 방법론들도 결국엔 이 절박함에서 나오고 운명이란 걸 알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일인가,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 관련 책보다 소설가의 일에 대한 더 치열한 고민을 안겨 준 책이었다. 내 영혼에 새겨진 울림은 무엇일까? 그 죽음의 길인줄 알면서도 발을 디딜 수 있을까? 수많은 방법론들을 밑줄 그으며 읽었지만 내내 영혼에 새겨진 문장의 이야기가 마음을 맴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걸어가는가? 그 이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설가로 만든 건 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나보다 먼저 소설을 썼던 소설가들이 그들의 소설에 무수히 남겨놓은 바로 그 문장이었으니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 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더움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그러니까 도스토옙스키가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맨 앞장에 인용한 요한복음 12장 24절의 그 말.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6-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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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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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는 '사랑하며' 사는 데 있는 건 저자의 전작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도 잘 나와 있다.하지만 이 책은 단 하루만 더 생이 주어진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하루를 쓰라는 말 외에도 자신과 용서하고 화해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타인을 의식하느라 우린 자신을 잊을 때가 있다. 타인에겐 관대해도 자신은 용서하기 힘들다. 타인과 사랑하지 못하는 삶만큼 나를 미워하는 삶도 불행하다.

완벽할 수 없고 실수 투성이고 실패뿐일지라도 내 삶이 불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나는 나를 용서해야 한다. 그래야 타인과 사랑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삶' 바탕에 '자신을 용서해야 하는 자기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필요함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그리운 사람, 사랑했던 사람과 단 하루만이라도 더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는 이미 그 하루가 주어져 있는 셈이니까요. 오늘 하루, 내일 하루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루는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하루입니다. 그러면 매일이 단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중요해지지요.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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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하고 돈도 버는 여행작가 한번 해볼까?
채지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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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여행을 좋아한다. 글쓰기도 좋아한다. 문득 제목대로 여행도 하고 돈도 버는 여행작가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막연하게 생각만 가지고 있는 나에게 생각의 속살을 낱낱이 까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어떻게 하면 여행 작가가 될 수 있는지부터,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여행 작가라는 업의 빛과 어둠을 과감하게 알려주었다. 

  모든 일은 알고 나면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단지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모든 일을 이룰 것만 같았던 나의 생각은 책을 읽고 신중해졌다. 그리고 곰곰히 따져볼 현실적인 감각도 살려주었다. 

  단지 좋아하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라 무슨 일이든 확고한 자신만의 가치관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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