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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ㅣ 퓨처클래식 2
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7월
평점 :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길을 가다 보면 무언가를 주을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채우는 말로 표현하지 못 할 것들을 줍는 기분이었다. 캄보디아의 비극적인 내전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은 저자가 경험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책은 우리나라의 동족상잔 비극을 떠올리기도 한다. 전쟁이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며 인류가 경험해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언제든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하겠다.
그런 면에 이 책이 주는 교훈이 상당하다. 일부 급진적인 주전파들도 있는데, 그로 인해 벌어지게 될 아픔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쟁의 승자는 패자에 대한 권리를 획득한다. 승자들은 패자의 진영에 속한 지도층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지도층은 언제라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근본이기에 승자는 패자의 뿌리를 뽑아내려고 시도한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왕족이었기에 숙청을 당한다. 전쟁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직접 목격하는 가족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 주인공 라미는 괴로워한다.
공산주의는 평등이라는 이상을 내세워 혁명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가 신통한 곳은 하나도 없다. 평등을 겉으로 내세우지만 실제적으로 따지만 엄격한 신분사회이다. 패자들은 피지배계층으로 몰락하여 노예와 같은 삶을 강요당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피골이 상접해서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온다. 그런 이야기가 캄보디아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제목이 많은 걸 알려주고 있다.
아픔과 슬픔이 몰려오는 데 라미는 천국의 조각을 줍기 위해 내면의 세계에 깊이 빠져든다. 그것은 인간의 진실된 모습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에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와 종교 등의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오는 데 곱씹을수록 많은 농염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불교의 윤회사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전쟁은 인간에게 절망을 안겨다 준다. 그런 곳에서 천국의 조각을 발견할 수 있는 원동력을 무엇일까?
슬픔과 절망, 눈물 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그걸 모두 덮고도 남을 거대한 감정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의 뜨거운 감정이 도도하게 휘몰아치기에 라미는 절망하지 않고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 힘을 낼 수 있다.
사랑은 에너지이다.
시련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주인공 라미도 절망과 시련 속에서 성장하였다.
그런데 뚜렷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책과 같은 시련이라면 극구 사양하고 싶다.
그만큼 절망스럽다.
이런 절망에서 불굴의 의지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다.
저자가 자전적 소설을 담담하게 펼쳐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찬사를 보낸다.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책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