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이데이 어느 정신분석학자의 육아일기

매이데이 - 어느 정신분석학자의 육아일기
박정수 지음 / 천년의상상 / 2015년 5월

매이데이 어느 정신분석학자의 육아일기

육아일기라고 해서 읽어볼 생각을 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정신분석학자가 바라보는 딸의 육아일기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대수롭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겼던 행동과 말에도 참으로 많은 것이 녹아들어 있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눈높이에서는 그것이 전부인 것이다.

어른이 되면서 너무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다. 반성해야겠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는 딸을 키우면서 느꼈고, 나는 아들을 키우면서 느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라면 점에서는 똑같지만 분명 딸과 아들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는 결코 메울 수 없는 거대한 바다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크크크크! 책을 보면서 웃어야 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것도 필히 웃어야 하는 부분~! 육아를 했다면 경험하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뚝뚝하기에 많이 생각하지 않고 넘기고는 했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대동소이하다. 그 대동한 부분에서 웃음이 피식피식 튀어나온다.

음~! 이 이야기를 여기에 적으면 음란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여성의 모유 부분에 나오는 부위를 두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이가 격돌을 하니까 말이다. 정신분석학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렇게 복잡한 건 돈을 엄청나게 준다고 해도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음~! 엄청나게 준다고 하면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 요즘 들어 돈의 위력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으니까 말이다.

정신분석학자이기 때문일까? 일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보인다. 남들이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도 정신분석이라면서 툭툭 내뱉는다. 그런데 그것이 껄끄럽지 않고 유쾌한 면이 많다. 밝은 분위기에서 내뱉는 말이 거북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처음으로 하는 육아라면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어떤 선택이 아이에게 최선이 될지 모르기에 부모는 매순간 고민한다. 그런 선택이 때로는 만행이 된다. 하지만 그런 만행 뒤에는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불행으로 일어나는 잘못인 것이다. 항상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불행은 멀리 있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자도 최적의 행복함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왜 행복함수인가? 저자, 부인, 아이 사이에 복잡하게 벌어지는 인과관계를 들먹거린다. 아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고, 부모가 먼저라고 한다. 이 부분은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가치관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는 가치관! 아이가 행복해야 부모가 행복할 수 있다는 가치관! 어디가 먼저이냐의 다툼이다. 닭과 달걀의 다툼이라고 할까? 사실 이 부분에서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저자는 태아를 에일리언으로 지칭한다. 허걱! 이런 과감한 단어를 사용하다니 놀랍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음~! 역시 정신분석학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특이한 성격이니 시각을 지녀야만 할 수 있겠다. 하기는 정신을 분석한다는 자체부터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은 자연스러운 본능에서도 법칙을 찾아내야만 한다.

책에는 소개의 글귀에 나온 것처럼 정신분석학의 기본 지식이 담겨져 있다. 그 부분이 흥미롭다. 이렇게까지 해석이 되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했다. 하지만 그냥 그렇다는 부분이다.

내가 책에서 더욱 많은 공감을 느꼈던 저자가 아이와 보낸 시간들이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내 아이들과 보냈던 시간들을 추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