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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항아리
유익서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0월
평점 :
노래항아리
조선시대의 삶과 예술 그리고 책에서 말하고 싶은 바를 알고 싶어 독서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장을 넘기면 처음부터 가볍지 않고 뭔가 있다는 묵직함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제목 그대로 노래 항아리가 주요한 소재로 등장을 한다. 가슴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노래를 부르는 항아리! 이런 항아리가 있다면 정말로 대단하겠다. 하지만 기물은 사람들의 탐욕을 불러오는 법이다. 힘없는 주인공은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 고난을 겪게 된다.
주인을 잃은 항아리는 노래를 잃어버렸고, 사또의 탐욕에 의해 소녀의 어미는 죽음을 맞이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소설 속의 일은 허구지만 분명 이런 건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보물에는 임자가 있는 법! 노래항아리의 주인은 바로 소녀였다. 현대인들이 읽으면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에서 솔은 외압에 이리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유롭다고 하지만 요즘도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신분사회이니, 소설 속 솔은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우리들이기도 하겠다.
솔은 고난의 길을 걷기로 한다. 그리고 그 고난의 길은 인생사 그리고 신화 등 우리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 재미와 함께 우리 문화를 알아갈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그러면서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진지한 물음과 이야기들이 섞여 있다. 선문답처럼 보일 수도 있겠고, 가벼운 대화처럼 보이기도 하겠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여러 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노래항아리는 소녀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 길잡이는 친절하지만은 않다. 고난과 고통을 함께 준다. 삶이 희노애락으로 점철되듯, 길잡이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에서 어떤 길잡이를 받아들이든 이건 변하지 않겠다.
노래가 사라진 항아리에 다시금 노래가 울려퍼지고, 소녀는 기적에 오른다. 졸지에 관노 신세가 되어버린 소녀는 도망을 치고 추쇄꾼들이 달려든다. 추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도망을 친 소녀는 인연의 굴레에 빠져들게 된다.
인연의 굴레는 고생길로, 바로 세상살이인 인생이다.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접한다. 그건 남의 이야기로, 자신의 피로 바꿀 수 없다. 남 고생을 내 고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피땀이 필요한 법이다. 주옥처럼 좋은 이야기들이 마음을 쿡쿡 찔러 들어온다.
음악은 마음의 감응이다. 그리고 이건 다른 예술도 마찬가지다. 그림, 거문고 연주, 외줄타기 등의 예술도 마음의 감응을 불러온다. 마음의 움직임을 소리로 표현한 것이 노래라는 이야기는 동서양이 똑같다.
진실한 노래를 찾아가는 소녀의 이야기는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험난한 인생살이를 겪은 소녀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끝이 무척 궁금했던 소설이다.
우리 전통미학과 예술의 삶을 알아보고, 삶의 길잡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