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의 일류 영업 - 영업과 마케팅의 시작부터 끝까지!
김유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전략가의 일류영업 : 영업의 전장에 나서기 위해 칼과 방패를 정비하기 전에 적장이 누군지 먼저 알아보자.




영업이 어떤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해당 분야 업무의 "꽃"이라고 표현한다.
보험의 꽃 "영업", 유통의 꽃 "영업", 자동차의 꽃 "영업", 자유로운 자영업의 꽃 "영업", 뭐 이런 식.
영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피식 웃음으로 흘려보내지만, 한편으로는 진짜 제대로 성공하기 위한 대로임은 부인할 수 없다. 본인이 뛰는 발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좋은 학력으로 기획이나 마케팅 일을 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성공한 영업 맨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물론 "피 말리는" 노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보험 영업하는 사람들은 "빌딩을 탄다"라는 표현을 쓴다. 오늘 하루는 이 빌딩에 입주한 모든 사무실에 인사를 하고 명함을 돌리고 인맥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아시다시피 요즘은 사무실 입구의 보안시스템으로 출입하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회사들은 잡상인 취급을 하며 나가라고 아우성친다. 얼굴에 철판을 여러 개 깔고 나서야 명함 한 장 간신히 내밀 수 있을 수준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이런 영업방식은 꽤 성공을 했었고 이 때의 성공을 기반으로 지금은 어엿한 중형 보험대리점 사장으로 목에 힘주는 분들도 많다.
지금도 영업 맨들은 모든 정열과 희망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사무실 앞에서 노크를 한다.
그 분들이 이 책을 보면 비웃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전략이 없어도 내 노하우가 있어 문제없어, 또 어떤 사람은 대기업 영업에서나 써먹으라지 이야기한다.
솔직히 이 책은 일반적인 영업이야기와는 각이 조금 다르다. 우리가 이야기한 소위 영업 맨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B2B 영업영역이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중요한 대목을 놓칠 수 있다. 비록 영업 방식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전략과 마케팅 이론은 모든 영업활동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전투적인 무기가 된다는 사실이다.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 나가면 B2B 영업에서는 기본적인 전략인 동시에 영입 맨들에게는 또다른 비법이 된다는 깨달음이 다가온다.
무턱대고 필드에 나가서 길거리를 헤매기보다는 STP 전략에 맞춰 "시장분석-타겟 설정-포지셔닝"의 프로세스가 활용하는 방식이 시간도 절약하고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마케팅-영업 이론이란 결국 책상머리 학자들이 개발한 영역 못지않게 발로 뛰는 현장의 소리가 정리되며 이론화된 부분도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7:3 전략이 소개된다. 10시간중 7시간은 정보와 전략에 사용하라는 이야기인데, 이 룰을 지켜야하는 사례가 비교하기 쉽게 안내된다. 물론 개인적으로 70%의 할당은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 정도 시간을 들여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활용하는 분배를 한다면 차츰 익숙해지며 비율은 조정될 수밖에 없다. 분명 초기에 제대로 무장하고 전장에 나가는 일은 승패를 좌우하는 첫번째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첫 미팅에서 성공할 수 있는 NDR법칙은 우리가 평상시에 배웠던 여러가지 이론들을 간단하게 정리한 방법이다.

Needs : 고객사의 니즈 (욕구)
Decision Making Structure : 고객사의 의사결정 구조
Reliability : 신뢰성

즉,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의사결정권자 정보와 결정구조를 파악하고, 나와 우리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는 이론이다.
당연하다고 쉽게 넘어가서는 안된다. 고객 니즈는 각 고객사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선호요소가 다르다. 의사결정 구도는 일반적인 회사의 직급체계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회사마다 비정상적으로 의사결정 권한이 큰 제 3의 손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신뢰성은 앞서 이야기한 선호 요소에 따라 경쟁사 대비 더 강력한 무기로 활용한 요소가 존재한다. 이것을 파악해야 한다.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드는 커스터마이징의 마법스토리" 챕터에서도 이 부분은 다시 한번 강조된다.
의외로 놓치기 쉬운 "Finishing Work" 관리법은 B2B 영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내용인데 정리가 잘 되어 있다.

-피니싱은 어프로칭 시의 임팩트가 중요하다. (첫인상의 중요성)
-사람의 말은 참고만 하고 상황과 환경을 믿어라 (담당자가 아닌 조직이 의사결정 한다는 진리를 잊지 말자)
-최종 카드 분량은 남겨두고 긴밀히 예의주시하자 (최종 제안은 버퍼를 가져야 한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매뉴얼과 신규개발에 대한 부분은 하나 하나 진행상황을 꼼꼼히 설명하기에 당장 써먹지 않더라도 경험이 쌓이면 다시 한번 봐야할 항목이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저자는 제안한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에 임하라는 이야기는 모든 기업 교육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사원부터 부장때까지 내용이 반복되는 이유는 다들 그렇게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의 유효성은 모든 마케팅 분야의 기본적인 요소로 바뀔 수준이다. 스토리를 통해 고객과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관심을 고조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스토리 만들어 내는 일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영업에서 스토리 만들기는 동료들의 사례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 지혜가 가장 효과적이다. 같은 업무를 하며 고객사들마다 다른 니즈가 있기에 작은 차이까지 캐치하여 설득기제로 만들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미유칭"을 저자는 강조한다.
미소-유머-칭찬. 영업하는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무기다.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내용이다. 역시 평상시 훈련 없이는 절대 안되는 어려운 주문이기도 하다.
전략적 영업의 중요성은 요즘 더욱 부각된다. 
만나기 싫어하는 문화 "UNTACT"가 이미 사회 도처에 각인되었잖은가? 영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환경이 주어진 상황이다. 슬기롭게 장벽을 넘기려면 타겟을 좁히고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유일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전략적인 접근을 통한 영업방식의 변화는 먼저 익히고 치고 나가는 영업 맨에게 훨씬 유리하다.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정독해서 이론들을 내게 맞춘 전략을 짜보는 노력도 병행되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의 가르침
셔윈 B. 눌랜드 지음, 명희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죽음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실체를 서술하다.
 


죽음에 대한 생각 폭을 넓혀 가는 중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얼마전까지 맡았던 업무 중 하나가 시니어마케팅 관련 비즈니스였다. 고령화로 인해 노령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사회 인프라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우리보다 빠른 고령화 사회를 맞이했던 일본의 경우 전세계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리라 믿었지만, 실제 현지에서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기대만큼의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졌음에도 힘들게 찾아가서 면담했던 일본 최대의 상조회사는 우리나라 회사들에 비해 굉장히 규모가 작고 로컬 비즈니스만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관점을 보기위해서는 죽음이 실제로 어떻게 다가오고, 또 가족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뻔한 거 아니냐 고 되물을 수 있지만 보다 실질적인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다. 항상 본인과 가족들은 죽음에 대해 "준비"가 안되어 있는 법이다.
두번째는 나이가 먹어갈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사실에 스스로 놀란다. 보험상품도 100세 만기가 등장한지 오래고 우리나라의 수명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들,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길어진다는 뉴스는 냉정하게 바라보면 "일반적"인 상황일 뿐이다. 개인적인 수명은 통계적인 평균 수치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에 달려 있기에 미리 준비하고 또 어떤 과정이 전개되는 인지하는 일이 개인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운동하고 절식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겪었던 갑작스러운 죽음의 목격이다. 회사에서 청소부 아주머니가 갑자기 일과중에 쓰러지셨다. 급히 현장에 가보니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직원 둘이 119가 도착할 때까지 10분 정도 쉬지 않고 CPR을 진행했다. 건물 한 켠에 있나 보다 생각만 하고 지나쳤던 심장세동기가 공수되어 오고, 신고 후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하여 무려 15분 동안 긴급조치를 하는 소방대원들의 죽음과의 사투도 지켜보았다. 결국 그 분은 여러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먼 길을 떠나셨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오전까지 멀쩡하던 분이 아무런 이유없이 갑자기 쓰러지고, 옆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러붙어도 회복이 안되는데 인적이 드문 곳에서 이런 일을 당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또는 가까운 사람이 바로 옆에서 쓰러졌을 때 나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가? 죽음은 삶의 태도를 바꾸어 준다. 바로 그 날 이후 소방서에 요청해 전 직원 심폐소생술을 실제 실습까지 하는 교육을 받도록 진행했다. 나 역시 그냥 눈으로 보지 않고 직접 해보았다.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실습을 한다면 길거리에서 누군지 모르는 이들의 위험한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작은 일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보는 죽음의 이유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들, 그리고 죽음을 이끄는 질병들의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알기 위한 호기심과 필요성이었다.
저자의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사람은 사실 질병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노화로 죽는 것이다. 노화되었기에 질병이 뒤따른다. 노화는 피할 수 없다.



50년간 의사생활을 한 저자는 첫 대목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에 내몰리는 기업가를 살리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후 실패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조금 더 무엇인가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싶었지만, 사실 방법은 없었다. 
책에는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는 치명적인 질병들에 대한 이야기와 어떤 작동들이 사람을 마지막 과정으로 몰고 가는지 실제 겪었던 사례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너무 현실감있게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어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마저 나지만 세상 사람들이 겪는 사실적인 현장의 모습이다.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에이즈, 바이러스, 암.
무엇 하나 만만하지 않다. 왜 우리는 이런 질병들로 고통을 겪으며 마지막 순간을 맞이해야 하는가? 환자의 고통과 가족들의 아픔을 의사로서 한 명의 같은 사람으로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결국 죽음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안락사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개인적인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아는 후배도 오랜 투병을 하신 어머니로 인해 집안의 경제사정이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가 있었다. 의식도 없으신 분을 6년 정도 돌보는데 가족들은 바라만 보기에도 힘든 과정을 경제적 매몰까지 겪어야 했고, 결국은 돌아가셨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희망의 가능성으로 치료가 진행되었다기 보다는 아직 숨을 쉬고 계시기에 자식들의 손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 더 와 닿는다.
그렇다면 이는 올바른 판단일까? 식물인간이 된 이후 깨어나는 경우의 수는 사실 터무니없이 적다. 그리고 소생이 되더라도 환자 스스로의 고통, 곁에서 재활하는 도움과 비용으로 가족들 역시 곤궁해질 수밖에 없다. 삶과 죽음이 확률싸움으로 선택할 문제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임은 확실하다.
바이러스의 원리나 우리를 괴롭히는 과정은 요즘 그 언제보다 뼈저리게 와 닿는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니. 바이러스 관련 서적은 읽으면 읽을수록 무력감에 빠진다. 백신이 개발되는 사이에 수십개의 변종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위력은 약해지고 전염성은 강해지고. 언젠가 유럽 어떤 나라처럼 전세계가 집단항체 생성 밖에는 대안이 없어질 날도 다가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간은 산소성 동물이다."라는 저자의 단언은 맑은 공기의 필요성은 물론 인류가 질병의 많은 부분을 정복해 나가는데 산소를 어떻게 신체가 원활하게 보다 많은 양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숙제를 푸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포는 늙어가고 재생산 주기는 길어지고 종착역에서는 재생되지 못한다. 우연히 찾아온 듯 죽음은 슬쩍 곁자리에 끼어든다. 
오랜 투병생활로고통받지 않고 어느 날 불쑥 찾아오는 죽음이 나을까 아니면 준비 없는 마지막은 피하고 싶을까?
죽음을 직시할 때, 현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랑할 때 사랑하라. 어쩌면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당신의 4분 33초 -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4분 33초 : 명작은 이미 쓰여졌으나 독자에게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4분 33초"란 시간은 왜 제목으로 등장했을까?
책의 표지를 처음 접하며 시간이 쓰인 제목과 의미에 사로잡혀 가물가물 머리속에서 뭔가와 접목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낯익은 시간, 특히 33초로 끝나는.
첫 페이지를 넘기자 바로 등장하는 이름은 존 케이지 (John Cage). 시대를 초월했던 한 아티스트의 이름이 나오고 나서야 제목에 있던 4분 33초가 생각이 번쩍 기억났다. 아주 오랜 학창시절 Progressive Rock에 빠져 살던 시절, 음악잡지에서 존 케이지라는 음악가를 알게 되었고, 위대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연결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를 잔뜩 끌었다. 그리고, 4분 33초라는 희한한 곡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곡의 의미에 알게 되며 처음에 이게 뭐 야 했던 불신이 풀리던 기억이 난다. 
머스 커밍햄의 이야기도 책에 등장. 백남준의 1984년 새벽에 방송했던 "굿 모닝 미스터 오웰"의 바로 그 전설의 무용가! (소설에는 오렌지 주스를 커밍햄 이름으로 달아 놓는 케이지가 벌이는 희대의 코미디가 등장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이기동의 연대기로 시작한다.  그런데, 몇 페이지 넘기면 갑자기 등장하는 존 케이지. 어라 뭐 지? 연관도 없는 두 명 주인공 이야기가 번갈아 주거니 받거니 나오니 독자로서는 작가의 의도가 쉽게 이해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두 개의 이야기는 언젠가 후반부로 가면서 어떤 연결 고리로 인해 하나로 합쳐 지리라는 패턴임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이 분야에서는 끝판 왕이었다. (사실 이 메시지는 챕터0에서 이미 선언을 했지만)
앞부분은 소년의 성장소설로 시작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주인공은 아버지의 가출로 곤궁에 빠지지만 열심히 김밥을 마는 어머니와 어머니 형제들의 도움으로 일단 이불 덮고 잘 공간은 확보됐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버지의 부재와 가출로 고아원을 전전하게 되는 일반적인 루트를 최소한 피해갈 수 있는 보호막인 셈. 어머니의 말발이 형제들을 설득하는 마법의 힘도 작동하니 다행이었다.
공부에 도통 재질이 없었지만,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크다. 남들에게 우리 아들은 의대를 갈 거라고 자랑스러워한다. 물론 아들은 문과라는 게 문제다. (이 대목에서 정말이지 빵 터졌다.)
인연이란 무섭다. 
학창실적부터 단짝인 일등이란 친구와 재수를 시작하게 딘 주인공은 노량진 학원가에서 장수생 누나와 한 팀으로 이루어진다. 서로 남들과 친하지 않아서 왕따끼리 뭉친 느낌이 드는 3명의 기괴한 조합.
남자 둘, 여자 하나. 항상 이 조합에서 생기는 한 명의 승자와 한 명의 패배자. 약간은 식상한 설정이지만 사실 은근히 이런 일들이 많으니 인정할 수 밖에. 이 조합은 둘 중 하나다 먼저 누가 고백하지만 이미 다른 한 명 이랑 썸 타는 관계, 아니면 처음 대쉬한 남자는 망하고 가만히 있던 남자가 불타올라 커플이 되는. 어떤 경우의 수가 당신에게는 그래도 좋을까? 이런 관계가 결실을 맺고 알콩달콩한 사이가 되는 건 현실이나 소설이나 보는 사람도 즐겁긴 하다.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는 아니니 부담도 적고. 하지만 지속되는 입시실패 속에 서로의 관계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되는 것 같다.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게 된 주인공은 김원영이라는 동아리 여선배와 인연이 닿고 훈훈한 러브 스토리가 하나 또 등장할까 하지만 그들의 운명이 뜻대로 쉽게 되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앙숙 인줄 알았지만 이기동을 리딩 하는 그녀의 속셈은 사실 이성적인 접근이라 기 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따라오지 않는 후배를 동화하고 싶은 뒤틀어진 욕망은 아니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나오게 되지만 남들에게 무조건적인 강요를 한다고 될 일은 아닌데 그녀는 가능하리라 본 것이다. 그녀는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하지만 학창시절의 패기만만했던 행동들의 결과로 원하는 삶에 안착하는 게 실패했지만 꿋꿋하게 살아간다. 본인이 원하는 삶은 분명 아니지만.
이기동의 아버지는 홀연히 집으로 돌아와 어느 정도 충실한 가장 역할을 잠시나마 하는듯 싶더니 역시나 또 가출하고 만다. 그리고 죽음. 유산으로 남겨진 것은 일기장인지 소설인지 알아보기 힘든 필체로 흘려 쓴 노트. 그러나 내용은 이기동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새롭게 고쳐 쓰는 고군분투 속에 신춘문예에 입상을 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반쯤은 뜯어고쳤으니 이기동의 오리지널이라고 봐도 되겠지만 갑자기 그의 소설가로서의 자질은 어디서 나온 걸까 의문스럽다. 노량진 시절 소설을 하도 많이 봐서 문장력이 늘은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묘사가 조금 부족하다. 하는 일 없이 백수 신세나 면할 수 있을까 하던 비루했던 삶이 작가로의 눈부신 비상을 하게 된다.
그는 숨어있던 작가의 기질을 발휘하여 오랫동안 멋진 작품들을 발표하며 쾌적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이야기는 중간 중간 존 케이지와 그의 아내 그레이스 이야기로 넘어갔다 돌아오고는 한다. 남들은 미치광이라고 조롱하지만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이끌어내려는 케이지의 집요함과 진지함을 작가는 유머를 섞어가며 그가 만드는 세계와 주인공 이기동의 작품세계와 연결이 된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려주려 한다.
수많은 작가지망생은 물론 짧은 전성기를 구가한 채 잊혀 가는 작가들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같은 진지한 글쓰기를 지금도 하고 있고 고뇌를 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은 아직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공간에서 무명작가들은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열심히 글과 문장들을 채우고 가고 있으며 소중한 결과물들은 아직 발견되지 못했을 뿐이다.
주인공 이기동은 작가의 분신이다. 신춘문예 당선 후 마땅한 차기 작을 내놓지 못하고 방황을 했다. 절실했던 상황, 그리고 스스로 작가의 자질이 있었을까 물었을 대목들이 주인공 이기동의 고뇌에 묻어난다. 위트 있는 문장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야기를 끌어 가지만 그 안에 무엇인가 묵직함이 있는 소설이 될 수 있었던 힘일까, 다시 세상 독자들에게 노크를 했다.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놀랍고 든든한 원군을 동반하여. 지하 서점 한구석 먼지를 맞아가며 서점 주인과 눈을 하루 종일 마주칠 일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결론에 대한 불만과 함께 먹먹한 느낌도 든다. 진지한 고민과 체험도 묻어난다. 그리고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된다. 즐거운 책 읽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 -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면 돈이 보인다! ㅣ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시리즈
마카베 아키오 지음, 서희경 옮김 / 더퀘스천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 : 심리게임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쉽게 배우는 방법



인간이 지금같은 문화적 융성과 과학적 성과를 내는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 본다.
기술의 발전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서 답을 엿볼 수 있듯, 우리에게 강점으로 어떤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했을까?
개인적으로는 "개선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뽑고 싶다. 인간은 같은 일을 해도 좀 더 몸이 편하게 아니면 효율적인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는 고민을 의식적으로도 하고 무의식적으로도 한다. 당장 내 몸이 불편하기에 더 빠른 두뇌회전을 요구하고 일할 시간을 줄요 놀기 위해 효율적인 방식을 찾으려 생각에 빠지게 된다.
경제학의 분야도 마찬가지의 룰이 적용된다.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이론서들이 뭔가 현실과 조금씩 다른 결과를 낳기 시작했고, 오류의 모순을 풀고 싶다는 학문적인 욕망과 그 안에 숨어있는 학문의 보존을 위해 학자들은 여러가지 이론들을 새로 만들어 대입해보고 결과를 비교해보았다.
"행동경제학"은 이런 다양한 시도 중에 탄생하여 사람들의 결과값이 다른 이상한 패턴들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었다.
일본 호세이 대학교 대학원 정책창조연구과 교수인 마카베 아키오씨가 지은 "일러스트로 바로 이해하는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을 딱딱하지 않기 일반인들도 쉽게 공감하고 각자의 직업활동은 물론 생활 속에서도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상식이 된다.
더군다나 일본 출판사들이 잘 써먹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활용한 입문단계의 내용이라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독자가 탄탄한 기초를 쌓고 더 깊숙한 공부를 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각 장에 나와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이론의 중요한 내용을 평상시의 사례와 연결하여 만화책을 읽었더니 지식이 쌓였어요 라는 놀라운 효과를 독자에게 안겨준다.
어디 가서 행동경제학 이야기가 나오면 자신 있게 자신의 지식을 뽐낼 수준이 된다. 당연히 잘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는 예시의 마법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챕터1에서는 행동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다. 챕터2에서는 전통경제학이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를 토대로 챕터3에서 행동경제학의 핵심이론을 설명한다. 챕터 4~7까지는 앞에서 배운 핵심이론을 근거로 활용법과 사례를 제시하고 마지막 챕터 8에서는 행동경제학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예찬한다.
사실 우리는 행동경제학에 이미 지배당하고 있었고 일부는 우리도 모르게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복잡한 조건에 대해 어림짐작으로 직감적으로 이해하는 "휴리스틱"은 평상시 우리가 자판기 앞에서 음료를 고를 때 각자 처한 상황에 가장 맞는 음료를 고르는 과정이다. 각 음료의 세세한 효과와 문제점을 분석하려고 했다면 음료 하나 고르는데 몇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태와 필요한 조건들을 직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어제는 콜라를 뽑아 들었 어도 오늘은 녹차를 뽑을 수도 있게 된다. 제품의 효능이나 효율이 아닌 내 현재 상태의 심리적 니즈에 따른 의사결정이 된다는 이야기며 소비자들은 "자주" 그런 판단을 내린다.
편의점에서 맥주고를 때마다 새롭게 나온 신제품을 고르는 호기스러운 소비자도 있지만, 나와 우리 친구들은 항상 카스나 테라를 골라 계산한다. "지금 이대로"를 유지하고 싶은 심리 -현상 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 는 실질적인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 낸다.
첫인상이 90%를 좌우한다. 소개팅이던 새로운 학급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 지극히 심리적인 요인은 그 이후의 모든 행동을 지배하고, 경제활동과 연계되어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법이다. 초두효과 primacy effect인데 이미 우리는 다양한 기업의 마케팅에서 노출되어 익숙해진 이론이기도 하다.
군중심리가 드러나는 쏠림 현상 herd behavior, 마음 속에 처음 입력된 정보가 마음을 제어하는 닻 내림 효과 anchoring effect, 도박사의 오류 gambler's fallacy 등 심리학적 개념들이 소비자들의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작동하여 전통적인 경제학과는 다른 행동결과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론이 바로 "행동경제학"이라고 배움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후반부의 사례에도 여러가지 예시가 나와 있듯 개인이나 기업은 무의식적으로 행동경제이론에 따른 행동들을 이미 해왔고 이를 이론적으로 정립하여 하나의 경제학 이론까지 정립할 수 있었다.
"신경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확장된 경제학 이론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심리에 따른 행동을 분석한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의 심리가 과거와 다르게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과거와 다른 행동패턴과 무작위성 결과도 나타나고 있기에 또다른 이론의 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조만간 오리라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아는 만큼 적극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나 일에 대응하고 반응한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의 기초적인 이해와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공감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더욱 효과적인 대처방안을 만들 수 있다.
경제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지금 사회에 꼭 필요한 경제이론으로서 "행동경제학"에 대한 관심을 상식선으로 가져가기를 제안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 : 놀랍도록 재미있는 기묘한 백과사전 




일본에는 왜 그렇게 요괴가 많을까?
일본의 책이나 애니메이션 쪽을 둘러보면 유난히 귀신이나 요괴 같은 초자연적인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파생된 스릴러나 추리소설 같은 장르문학도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어 부럽기도 하다.
폐쇄된 섬문화에서 기인한 건지 아님 다신교에 집집마다 신주단지를 모시는 독특한 종교적인 색채? 자연재해가 워낙 많다 보니 예전부터 여러 신들을 모시고 그들의 눈 밖에 벗어날까 노심초사하는 두려움? 성(性)에 대한 집착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생각도 들었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발간된 책을 번역하여 출판했던 "요괴대백과"를 무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요괴들의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했는데 이런 책이 나올 정도로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관심있는 테마라는 점은 확실하다.
우리나라도 숨어있는 도깨비나 괴담들을 집대성하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귀신 이야기의 정통성을 가졌던 "전설의 고향"이 더이상 충격도 없고 재미도 없다는 사실을 보면 기본적인 레퍼토리 자체가 상대적으로 곤궁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민심이 그래도 섬나라보다는 덜 흉흉했고 또 하나, 호랑이같은 맹수들이 자주 출몰하여 귀신이나 요괴가 사람들의 입방아 속에 등장할 틈이 없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민족마다 가지고 있는 기원 설화나 신화와 전설, 그리고 기담이나 괴담 등은 모두 사람들이 끊임없는 에너지를 갖고 생성한 상상력의 산물인 동시에 현재의 괴로움과 힘듦을 환타지로 승화한 역사의 굴레이기도 하다.
처녀귀신이 등장하는 무서운 이야기는 힘들더라도 정직한 하루를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담겨있고, 억울하게 죽어간 장화 홍련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억울한 사람들의 원한을 나라에서 책임지고 풀어주길 바라는 희망도 담겨있다. 화려한 기원설화는 각 민족의 환타지를 최대한으로 자극하여 자신들만의 우수성을 떨치고 싶은 사실은 소박한 소망이고, 노스트라다무스의 무시무시한 예언은 미래에는 좀 망해보자 라는 욕망이 숨어있다. (나와 같은 선한 사람은 살아남고 라는 전제도 깔려 있다. 이기적인 발상이다.)
이렇듯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내용들이 탄생한 배경과 해석, 뿐만 아니라 아직 모르고 있던 유명한 설화와 기담들을 요약하여 들려준다.
중국과 일본의 기원설화가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일본은 기묘하기까지 하다. 특히 자손을 퍼뜨리려는 과정이 디테일 하게 의미까지 부여되는 사실을 보면 민족의 성향이란 점은 분명히 나라마다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틀리다는 (당연한) 차이를 깨닫게 한다. 물론 누가 더 우월하고 열등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이 처한 자연적 문화적 차이는 아무리 교류가 많고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있더라도 쉽게 납득할 수 없고 이해를 강요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불가사리는 아주 오래전 만났던 우리 고유의 괴물이자 언젠가 제대로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소재이기도 하다. 친근한 도깨비들의 이야기는 앞서 말했던 더 깊숙한 내용들을 발굴하고 현대적 컨텐츠로 융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러시아 제국의 몰락에 일조한 라스푸틴의 일화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검색을 하게 된다. 자신들의 불륜을 숨기기는커녕 그를 독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귀족부인들의 결론은 남성 상징의 크기였다는데 아연실색할 수 밖에. 물론 황후마저 범하는 그의 대범함을 생각하면 타고난 대인배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여성들의 피임 역사 이야기다. 인간이 성에 대한 쾌락을 느끼게 된 진화론이 인상적이었다. 연약한 아기를 낳기 위해서 조산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남자의 사냥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여성이 남자들에게 주는 유일한 대가가 성적인 환타지였고 이는 필수적으로 피임이 필요한 상황에 노출된다. 기원전 오래된 과거부터 근대까지 다양한 피임법이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1950년대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피임법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고 한다. 콘돔 박사가 처음 만들어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붙인 바로 그 물건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해방이 될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마침 이 내용을 다룬 유튜브 동영상도 있어 참고할 만하다. (우연하게도 이 동영상을 본 다음날 아침에 책에서 같은 내용을 발견했다.)




현대인은 새로운 요괴를 탄생시켰고 열광하고 있다. 바로 그들은 수퍼 히어로라 불리는 마블과 DC코믹스의 영웅들이다. 과거의 전설과 요괴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환타지의 요소를 잘 버무려 만들어낸 창조물들이다. 인간은 항상 나보다 강한 존재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세상을 구해주거나 세상을 멸망시키기를 바라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내가 바로 그 영웅이 되어 사람들에게 추앙받거나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권력욕도 녹아 있다.
하지만 이런 숨어있는 욕망이 사회적인 문화적인 인정을 받게 되는 이유는 스토리가 "재미있고", "감동을 주며", "많은 이야기들이 권선징악"의 코스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두려운 존재를 스스로 극복하고 희망을 갖고 싶은 근원적인 욕망과도 연결된다. 책에 소개되는 작은 이야기들을 아는 것만으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말재주 좋은 내가 될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평상시에 고민하고 기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도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양한 이야기와 독자들에게 서술하는 방식이 편안해서 작가 이력을 보니,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이고 연세도 많으신 작가님이었다. 아직도 누구나 공감하고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세련된 문체로 책을 써 내려가고 몰랐던 이야기들을 활자로 접하게 해 주신 노력과 열정에 감사를 드릴 뿐이다. (MBC “호랑이 선생님”의 작가였다고 한다. 호랑이 선생님….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오래된 어린이 드라마다. 1973년에 작가로 등판하셨다고 하니 토달지 말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