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악마의 시 1~2 세트 - 전2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살만 루시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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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천사의 모습을 모두 가진 존재가 인간이다.  


성과 계급을 따져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목숨을 잔혹하게 거두고, 얼굴색을 이유로 차별과 학대를 당연시하며, 신의 이름을 빌어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인간의 모습에서 우리는 악마를 본다. 


숱한 재난의 고통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자신의 마음과 돈을 내어주는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천사를 본다.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가 서로를, 집단이 집단을 죽이는 이 지옥같은 세상에서 종교와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규율과 관습, 집단의 이기를 뛰어넘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 이해와 배려, 그리고 관용이 필요할 뿐이다. 


살만 루슈디는 이 책을 통해 특정 종교, 국가, 민족, 인종을 비난하고자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생명체 개개의 '삶'보다 중요하지 않음을, 익살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그야말로,
"뭣이 중헌디?" 



암울할 수 있는 스토리를 해학과 풍자로 버무릴 수 있는 작가의 필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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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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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와 도가니. 이 두 소설이 출간한지가 언젠데, 나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달라지지 않을까. 심지어 두 소설의 결합이라니. 이 소개글만으로도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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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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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적은 분량에도 꽤 만만치 않은 읽기였던 이 작품. 다른 판번으로 다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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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처 마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9
윌리엄 골딩 지음, 백지민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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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골딩의 작품 중에서 처음 보는 소설이다. 소개글을 읽어보니 그동안 읽었던 골딩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골딩이 쓴 의식의 흐름. 어떤 글일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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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일기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양미래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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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일기를 써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쓰기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쓰지 않고는 시간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을 단 한 가지도 떠올릴 수 없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한 기억, 일기, 망각에 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일기 쓰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누군가가 자기의 일기를 읽기 바란적은 단 한 순간도 없으면서 일기를 고쳐쓰는 저자의 습관을 다른 사람들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나는 충분히 납득한다. 고쳐 쓰는 이유는 시간적 거리를 두면 당시 나의 감정을 나 스스로도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때와는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해서 종종 첨언을 달아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세라 망구소는 누가 자신의 일기를 읽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건 나랑 좀... 다르네. 나는 누가 내 일기를 읽는 건 내키지 않는다.  


다시 읽은 일기 중에 1996년 일기에는 중요한 일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서 일기를 통째로 날려버리고, 고등학생 시절에 쓴 일기는 그 자신이 보지 못하게 하고 싶어서 찢어버렸다고 한다.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일만 기억하고 싶다는 바람, 이게 가능할까?


세라 망구스는 전날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일기에 기록해 두었는데, 만약 달라지지 않은 점만 기록한다면 어떨지 궁금해 한다. 나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 곰곰 생각해보니 그날이 그날같아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꽤 시간이 지난 뒤에는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 모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말처럼 어쩌면 달라지지 않는 점을 기록하는 것이 더 진실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ㅡ 


저자는 유독 기억에 집착한다.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남게 될테지만, 어쩐지 본인에게는 씁쓸함으로 남을 것 같다. 어느 때부터인가 점점 기억해야할 것들을 놓치고 두통이 잦아져서 2주 전에 건강검진할 때 뇌 MRI(MRA)를 했는데, 내 뇌(혈관)의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년도 넘게 젊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행이군. 그런데 기억력은 왜...? 세포의 문제인가?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여섯 살 이전의 기억은 파편적으로 혹은 단편적으로 떠올려지는데, 그때가 정확히 몇 살 때인지는 대체로 확실하지 않다. 이는 중학교 시절도 마찬가지. 인간의 뇌와 그 뇌에 저장된 기억의 세계는 오묘할 따름이다. 



사실 일기를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다. 만약 일기를 솔직하게 기록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기억은 충분히 왜곡될 수 있다. 그 기록이 거짓이라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저자는 출산과 양육의 경험을 통해, 그리고 자신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아이를 통해 비로소 망각의 효용성을 깨닫는다. 그런데 우리의 뇌가 창고에 남겨놓는 기억의 기준은 무엇일까? 난 이것이 늘 궁금하다.  



책을 덮고, 늘상 일어나는 일들 혹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상, 그리고 가족과 기억에 대해 생각하다가 나는 그동안(미취학 아동이었던 시절부터) 써왔던 일기를 찾아 읽은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았다. 물론 찾아야할 기록이 있다던가, 갑자기 떠오르는 추억팔이로 아주 가끔 뒤적거린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많은 분량과 세월을 따져봤을 때 시쳇말로 일기는 가성비가 현저히 떨어지는 글쓰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 일기를 쓰는 걸까?  


세라 망구스는 일기 쓰기에 있어서 '쓰는 행위' 자체,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어쩌면 무목적성의 글쓰기야말로 진정한 글쓰기의 이유일지도 모를 일이다.   



일기에 멋을 부려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영화 <메멘토>가 머릿속을 휙 지나간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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