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일지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다니엘 디포 지음, 서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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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페스트>와는 다르게 다가올 소설은 디포의 작품 중 가장 낯선 소설이라 출간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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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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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의 공저가 빛을 발할 150년의 전쟁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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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1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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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얘기 같았던 전쟁이 가까운 한 나라의 침략전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가까워졌다. 150년간의 전쟁사를 읽을 준비를 이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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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는 인류 - 인구의 대이동과 그들이 써내려간 역동의 세계사
샘 밀러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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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역사를 다루는 이 책은 선사시대 네안데르탈인을 시작으로 바빌론과 성경, 서유럽과 지중해, 로마 제국, 바이킹, 중앙아시아, 아메리카 대륙, 동(남)아시아, 유대인(시온주의), 유럽 난민 및 민족 분리, 국외 거주자 또는 이주노동자로 이어지는 인류의 대이동을 다룬다.  






이주는 아주 중요한 문제로서 국가, 국경, 여권, 이민 쿼터, 장벽, 비자 등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깊고 근원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오늘날 이민은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이 주제를 다른 사람들, 특히 우리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현재 우리는 고정된 국적과 주거지를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하게, 혹은 인간의 한 조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지만 인류는 지난 역사에서 아주 많이 이주를 반복해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주를 인류 역사의 중심으로 복귀시키고 이주민들에 대한 현대적 논의를 재설정할 수 있게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동시에 인류 역사의 중요한 시기들을 정착 사회, 이주, 민족 이동, 유동적 사회의 프리즘을 통해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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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는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대부분 현대인들의 DNA 중 1~4퍼센트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온 것이다. 서로 완전히 다르다고 여겨지는 민족들이 사실은 사피엔스뿐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도 공유하고 있는 혈연관계인 것이다. 유일한 예외로 네안데르탈 유전자를 갖지 않은 민족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같은 혈통을 계속 이어 온 종의 후손들로, 이들은 인류가 별도 종으로 등장한 아프리카 대륙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 사피엔스, 그리고 선사시대의 알려지지 않은 기타 아종을 포함한 전 인류의 출발점은 아프리카였고, 선사시대 인류의 이동은 엄청났다.  


인류는 왜 이토록 엄청난 이주를 했을까? 기후 변화, 자원 부족, 영토 분쟁 등 여러 지역적 이유들이 결합되어 있을 테지만, 그런 이유만을 적용하기에는 육지 포유류 중 쥐를 제외하면 다른 어떤 동물도 그렇게 온 지구를 돌아다니지 않는다.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본능적이거나 유전적으로 이동 욕구가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더불어 우리는 어느 민족의 순수 혈통을 잃는 것 아닌 그 민족의 문화를 잃는 것에 대해 슬퍼해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이 기억에 남는다.  


기원전 5세기에 쓰여진 문헌들을 보면 아테네에서의 외국인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현대 사회에서 난민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특정 장소에 속해 있는 고대 세계를 지어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결국 유목민의 후손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 모두의 단 하나뿐인 진정한 본향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20세기부터 심화되기 시작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은 세계대전을 거친 후 점차 커져 현재에 이른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유럽이 1950년대 이전에는 백인 일색이었고 단일 문화였다는 주장을 아무렇지 않게 펼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정착주의, 인종적 순수성, 민족국가라는 세 가지를 미화시키면서 1950년대 이전의 유럽 역사가 개작되었고 유색인종을 위한 역사는 거의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며 수십 년이 지난 이제서야 점차 복원되고 있다.  


이주에 관련된 언어들은 국가와 국경 개념, 인종과 인종차별주의와 연관 되고, 이주민이 떠나온 나라 혹은 처한 상황에 따라 그들에 대한 태도나 관점이 달라지고, 태도에도 전혀 일관성이 없다. 거주민들과의 동화와 그들만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을 동시에 주문한다. 또한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떠나온 국적과 인종뿐임에도 찬사 혹은 경멸의 대상이 된다. 


이민은 정치, 경제에 적극적이면서 제멋대로 이용된다. 이민은 여러 국가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역삼각형으로 바뀌어가는 인구 분포, 인구 노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전쟁(내전) 및 기후 난민 발생 등 이주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정주주의를 추구함으로써 과거와의 연속성, 이주의 정상성과 상호 연결성에 대한 인식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지적하는데, 이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이주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는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인류는 이주를 반복해왔다.길가메시의 신화에서 보여지듯 이주는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삶의 선택이었다. 이주의 역사를 되짚음으로써 인종, 성별, 민족, 종교 등 현재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력적 갈등과 혼란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찾아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때까지 잘 알려지고 지배적인 방식에서의 이주가 아닌, 이주가 정상적인 활동이며 인간 조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프리즘을 제공하고자 한다.  


정체성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저자의 말처럼 단 하나의 정체성을 고집하는 것은 때로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주민으로서의 역사와 공동 혈통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복수의 정체성을 인정하며 같은 인간 종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떠할지, 저자는 조심스럽게 전한다. 


이주는 매우 복잡한 개념으로 명확한 경계가 있는 단순한 정의에 맞춰지지 않는다. 거리, 기간, 목적 등에 따라 용어가 달라지고, 무엇보다 특정 개인이 이민자가 된 정확한 시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과거의 역사에 의문을 표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찾고, 그것들에 대해 말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심히 살펴야한다고 전한다. 기록물은 대체로 정주한 사람들이 정주한 사람들을 위해 저술했으며 과거에 대한 특정 관점을 제공했는데, 여기에서 대다수의 이주민들은 그러지 못했으니 그 공백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이주의 역사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인종주의를 시작으로 각 분야에 파생된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혐오가 생성되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서술하는데, 이 책의 재밌는 점은 각 장마다 끝에 따라오는 '저자 노트'에 있다. 저자는 자신과 딸의 침을 DNA 검사를 신청해 그에 대한 결과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의 계획과 서술 방향, 구성, 사료를 접할수록 생기는 딜레마, 글쓰기에 대한 그의 생각이나 의견 등을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했는데, 노트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의 역사를 '이주'라는 관점으로 들여다본 역사서로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채우지 않은 현재의 '이주'에 대한 담론은 독자인 우리가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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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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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다루어진 내용 이후 1950년대 페미니스트의 태동부터 196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항쟁 시기, 1970년대를 거쳐 1980~90년대 페미니스트 사상가들과 예술가들의 각성,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술한다. 여성 작가 및 예술가들 중에서도 북미 지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전히 미쳐있는 상태인 지금, 페미니즘의 기저를 이루는 문화사를 논한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와는 다르게 문학 작가만을 다루지 않는다. 문학뿐 아니라 고전 및 대중 예술 분야, 저널리스트, 다큐멘터리 작가, 사회운동가, 페미니스트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여성들의 문헌과 이력도 서술한다.   





 
(중략)  



케이트 밀릿의 <성 정치학>의 핵심 주장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여성이라는 종을 종속시키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1970년대 페미니즘의 본질을 말해준다. 1960년대의 운동이 여성을 위한 성 해방론자들의 투쟁이었다면, 1970년대 말과 그 이후의 운동은 '여성'들을 위한 페미니스트들의 싸움이 되었다.


밀릿에 의하면 군사, 정치,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을 남성의 독점 행위에 굴복시키는 제도가 보편화되었다고 강조하는데, 이런 구조를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남성적 특성과 여성적 특성을 만들어내는 제도가 바로 가족이라고 짚는다. 가족(엄밀히 말하면 가족제도)가 해부학적 성과 구분되는 심리학적 젠더 역할을 만들어낸다는 것. 생존을 위해 자신을 부양하는 사람에게 의존하며 사는 여성들을 자기들끼기 서로 적대하는 관계에 놓이게끔 만든다. 아버지를 신과 같은 위치에 놓고 문제 발생 원인의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며 그들을 남성의 통제하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내면화' 과정이 가족을 통해 성취된다고 분석하는 것이다.   


(중략)


젠더, 인종, 동성애 편견 문제를 언급한 로레인 핸스베리와 오드리 로드, 페미니스트들에게 흑인의 권리가 곧 여성의 권리라고 알리려 노력한 토니 모리슨. 이들을 보면서 페미니즘, 즉 여성주의 시각으로 차별적 사회 문제(식민지주의, 인종주의, 성소수 및 동성애, 장애)를 접근할 때 근본적 해법에 훨씬 더 근접할 수 있다는 정희진 님의 말이 떠올랐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부터 이 책에 이르기까지 길고 긴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여성들의 투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됐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N. K. 제미신, 퍼트리샤 록우드, 리베카 솔닛의 등장, 그리고 흰색 옷을 입고 페미니즘 운동 한가운데에 서 있는 수많은 여성들. 나는 그들이 자랑스럽다.  


21세기 페미니즘 운동은 퀴어, 다국적주의, 트랜스 이슈와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 환경 운동, 미투 운동 등을 모두 아우른다. 성性 역시 양분화되어 있지 않고, 민권과 생명권 등 추구해야할 가치들이 복잡하게 맞물려있는 작금에, 위에서 언급했던 우리가 왜 여성주의 시각에서 세상을 봐야하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현대사에서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을 추천하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북미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지만, 특히 계보를 알고 싶다면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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