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연대기 클래식 호러
로버트 E. 하워드 외 지음, 정진영 엮고 옮김 / 책세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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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를 소재로 한 세계적인 작가의 단편소설 12편을 모았다.

쓰여진 소설들의 대부분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인것을 보면

아마도 이 소설들이 좀비에 관련해서는 1세대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된 것이 두 가지 있다.

좀비들의 고향이 아이티라는 것과 좀비는 소금을 먹으면 제 무덤을 찾아가 다시 죽는다는(?) 것.


책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아이티'와 '부두교'

부두교가 무엇인지 몰라 사전부터 찾아봤다.

부두교에 대한 용어 정리부터 해야할 듯 하다.

부도교 : 서인도제도의 아이티에서 널리 믿어지고 있는 애니미즘적 민간신앙.

넓은 뜻으로는 서인도제도와 미국의 흑인들 사이에 행해지는 악마숭배, 주물숭배,주술  등을

포함하는 관습을 말하기도 한다. 쿠바의 산테리아교(Santeria), 브라질의 마쿰바교(Macumba)와

유사하다. 아이티의 부두교는 아프리카 서부에서 서인도제도로 팔려 온 흑인 노예들이 퍼뜨렸기

때문에, 초자연에 관한 근본적 관념은 아프리카에서 유래한다. 이 일반적인 테두리 안에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신념과 숭배 양식이 존재하거니와, 여기에서는 서인도제도 토착민 특유의 종교

에서 오는 요소와 함께, 특히 가톨릭교적 의식의 강한 영향을 엿볼 수 있다.

 

소설들에 의하면 좀비들은 부두교의 주술사들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지막 소설 '좀비 감염 지대'에서만 좀비가 다르게 묘사된다.

소설들이 쓰여진 시대에서 알 수 있듯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한참 심했던 때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 속에 나오는 일반적인 좀비들은 대부분이 흑인이고,주술사 역시 흑인들이다.

물론 좀비가 부두교를 근간으로 하고 있고 부두교는 아이티를 비롯한 아프리카 민간신앙이므로 그렇긴 하겠지만, 소설 내에서도 요염하고 아름답지만 사악한, 혹은 그저 무식한 이들은 대부분 흑인이다. 시대 상황을 생각해도 현재의 기준으로 볼 때 불편한 점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래 전부터 좀비는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요즘 영화에서 그려지는 좀비들과는 좀 다르다.

현대의 좀비들은 악하고, 잔인하고, 서로간에 의사 소통을 하는 몇 차원 올라간 시체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때론 불쌍하고 우습기까지 하다.

사고가 가능하지 않은, 생명력이 없는 수동적인 노예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끔은 좀비처럼 살고 있는 때가 있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첫번째로 읽은 로버트 어빈 하워드의 '지옥에서 온 비둘기'

제일 무서웠다. 짧은 단편에 스토리와 호러, 스릴러가 모두 들어간....


라프카이오 헌의 '귀환자들의 마을'

이 소설은 우리가 중,고딩시절 "무서운 얘기 해줄까?" 할 때 들었던 부류의 소설.

마지막 문장에서 오싹! 소름.....

 

마지막 소설, 앨피어스 하이엇 베릴의 '좀비 감염 지대'

이 소설이 요즘 현대 좀비에 가까운 좀비들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좀비도 좀비지만 등장인물 파넘 박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그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생노병사가 없는 불사, 불멸이라니.......

좀비, 자신들 조차도 영면에 들 수 없음을 고통스러워하는데, 누구를 위한 불렬의 약이란

말인가... 그 실험으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됐는지 결말을 보면 인간의 젊음에 대한 끝없는

욕망은 시대와 상관이 없는 듯 하다.


백만년만에 읽은 호러물... 재미있게 읽었다.


 

p213.

이제 달릴리와 같은 운명을 공유한 야다르는 유령 같은 열망을 가지고 그녀 곁에 있었다.

그녀가 곁에 있어서 유령같은 위로를 느꼈다. 예전에 그럴 괴롭혔던 참담한 절망,

그리고 갈망과 이별의 기나긴 고문은 견디고 잊어버리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그는 달릴리와 헛헛한 사랑과 희미한 만족을 공유했다.

 / 나트에서의 마법


p246

에일릿이 다가와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십자가가 몸에 닿자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리고 축 처진 눈꺼풀이 치켜 올라갔고 입술이 움직였다. "자네는 은혜를 갚았어."

그 입술에서 부드러운 속삭임이 새어 나왔다. 그의 몸이 조금 흔들리더니 그대로 고꾸라졌다.

"흙에서 흙으로...."

 / 화이트 좀비

p333

뷸멸의 삶은 유전될 수 있었다. 수세대 동안 그 비밀을 공유한 거주자들은 모두 죽지 않을

것이다. 한 국가가 가진다면 얼마나 큰 힘이고 큰 비밀인가! 한 종족에게 영원히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니!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동안 인간이 두뇌와 근육을 이용하여 성취할 수 있는

진보와 발명은 또 얼마나 거대한 것이랴! 

 / 좀비 감염 지대


p353

영혼, 전신, 이성 등등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건 간에 인간이나 다른 동물의 군형감을 유지

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이 불가해한 미지의 요소가 망자의 소생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예측 불허였다.

 / 좀비 감염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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