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런한 끼니 - 홈그라운드에서 전하는 계절의 맛
안아라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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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에세이를 좋아한다. 요리를 일상에 담든, 일상을 요리에 담든 소소한 하루와 음식이 맞물린 글을 읽으면 책에 쓰여 있는 음식이 무척 궁금해진다. 미식가도 대식가도 아니고,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으며(난 아직도 먹방을 무슨 재미로 보는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 요리를 잘하느냐고(혹은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음식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사먹는 것보다 만들어 먹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외식은 귀찮고. 아무튼 희안하게 따박따박 음식과 요리에 관한 에세이를 읽는다.  

 

반려견을 들이고 반려견의 식이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식습관 및 몇몇 생활습관까지 조절하게 된 저자의 모습부터 몸의 회복을 돕는 음식이야기와 친한 지인들과의 추억담을 읽으며 음식이 주는 따뜻함이 새삼 와닿는다.  


읽으면서 "앗, 나도!" 했던 부분은, 잡곡밥과 김밥 이야기. 저자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잡곡밥이라고 했는데, 나의 소울 푸드가 잡곡밥이다. 종종 허기가 지면 잡곡밥 한 숟가락만 먹어도 금세 든든해진다. 그리고 '김밥에는 싸구려가 없다.(p48)'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채소값이 비싼 요즘이라면 더욱 그렇다. 거기다 김밥소를 다듬고 조리하고, 금방한 잡곡밥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돌돌말아 썰어내기까지의 노동의 과정과 정성을 생각하면 김밥을 싸구려라고 말할 수 없다(어제도 김밥을 말았다).  


분명 음식과 요리에 대한 책이지만, 막상 읽다보면 삶에 대한 이야기다. 직장에서의 반복되는 작업,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로운 관계, 버림과 정리, 과하지 않음과 소박함에서 오는 편안함, 살아가는 데 매번 찾아오는 숱한 고민들, 타인의 삶에서 배우는 지혜와 용기, 선순환되는 선의와 호의, 그리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는 위로. 


무엇을 먹고 싶다, 보다는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책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음식 중 만들어 볼 음식> 


♣ 감태흑임자김밥 _ 아직 감태로 김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 한 번쯤 해봐야지 했는데, 마침 이 레시피가! 


♣ 카레쳐트니와 렌틸오거트카레 _ 사실 카레는 그다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재로를 보니 맛이 궁금해지네. 


♣ 채소고기와인찜 _ 주로 간장베이스 + 청주로 찜하는데, 이 레시피에는 와인을 잠길 정도로 사용한다.  


♣ 복숭아홍차시럽 _ 가장 좋아하는 과일, 복숭아. 그냥 먹기에도 부족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조금만 만들어 보려고.




※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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