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루쉰 A Year of Quotes 시리즈 4
루쉰 지음, 조관희 옮김 / 니케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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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문헌에서 금과옥조같은 글들만 뽑아 매일 조금씩 읽을 수 있게끔 엮은 책이다. 하루하루 날짜가 표기되어 있지만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날짜를 따라가면 1년의 루틴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필사하기에도 좋은 분량이다. 루쉰 선생은 개인적으로는 네 번째로 존경하는 인물인데(나에게는 존경하는 다섯 명의 인물이 있다), 역시... . 두 번 완독(한 번은 천천히, 한 번은 속독으로)했지만, 날짜에 맞춰 매일 한쪽씩 읽을 요량이다.  






늘 미래와 청년을 걱정했던만큼 청년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
미래를 만들어갈 젊은 세대를 위해 토양이 되어야할 기성세대와 저항의식 없이 무력한 지식인을 향한 쓴소리.
과거의 구습에 얽매인 탓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쟁반 위의 모래처럼 흩어진 세태에 대한 비판.
희망이 되어줄 청년 세대와 개혁의 의지를 억압하는 기득권층을 향한 풍자와 역설逆說과 우화. 


선생은 허위와 몽매와 폭력에 맞서야하고, 타인의 고통으로 이룬 성공에 의의를 두지 말아야 하며, 모두가 정당한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문예가 반드시 살아야하는 이유와 문예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더하여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역설力說하는데, 그의 창작과 혁명과 저항의 밑바탕에는 늘 사랑이 존재했다. 선생이 말년에 느낀 고독, 청년 시절의 외로움과 방황의 심정, 그리고 그의 사색과 성찰도 적은 분량이나마 만날 수 있다. 


ㅡ 


실은 앤솔러지 혹은 '하루 한 문장'처럼 발췌글들로만 채워진 책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 작가를 진득하게 읽는 걸 선호하는 입장이다보니 여러 작가의 짧은 글이나 혹은 앞뒤 맥락없이 싹둑 잘라온 글들이 오히려 읽기에 불편하기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편집한 책에도 양서가 있고, 나에게 편견이 있음을 인정한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부정적인 시선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일단 오직 루쉰의 글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점, 무엇보다 루쉰 선생에 대한 남다른 마음이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루쉰'이라는 이름에 장벽을 느끼는 독자라면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사이사이 선생의 뼈때리는 직설 화법이 재밌기도 재밌고. 


아무튼 책장을 넘기면서 "역시... 좋네, 좋아"를 연발하다가 어느 지점에서는 또 울컥하며 읽었다. 3월, 섣부른 감이 없지 않지만 올해 친구들 생일 선물은 이 책으로 정했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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