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6 - 상업의 길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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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은 관미성 전투 이후부터 396년(영락 6년)까지를 다룬다. 비려를 정벌하고, 요동성에 근처에서 간을 보며, 백제를 공격해 58성을 차지하고 아신왕의 동생을 인질로 잡아 온다. 서북 지역에서는 북위와 후연이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4세기 말 한반도와 서북 지역의 일촉즉발의 국제 정세도 흥미롭게 서술한다.  


이번에는 책의 전.후반을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에는 고구려 내부의 제도 정비에 대해 서술한다면 후반부에는 고구려의 백제 한성 공략에 집중한다.  








소설은 조환을 통해 진정한 장사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팔아 이문을 남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류를 통해 좀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문화와 예술도 이와 마찬가지임을 짚는다. 그런데 현대 사회의 국가 간 교류와 외교에 있어서 조환이 말한 진정성이나 교감은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지 않나... .  


조환이 담덕에게 건네는 조언은 그야말로 국가 경영 전락이다. 문화와 예술을 이용해 주변 국가에 이름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국격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 빠른 정보 획득이야말로 국방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말씀인데, 정보력에 있어서 기동성과 정확성이 관건임을 오래 전에 깨달은 담덕은 역참 제도를 정비 및 강화하는 한편 물자 교류를 통한 외교력에 힘쓴다. 또한 병력을 두 배로 확충하고, 몇 년 안에 열 배에 가까운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력 강화 및 유지하는 데 목표를 둔, 왕당군을 비롯한 군사 재편을 구상한다. 


이 부분에서 재미있는 점은, 담덕은 역참이 정보를 전달하는 큰 줄기라면, 등짐장수들은 그 줄기에서 사방으로 뻗은 잔가지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므로 서로의 연계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담덕은 등짐장수의 조직을 만들어 부상을 이끌면서 전국 장터를 돌아다니며 얻게 되는 정보를 빠짐없이 가까운 역참에 긴밀히 보고되도록 해 빠르고 정확한 지역 정보가 국내성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부상의 등장이다.   


또한 담덕은 폐쇄 정책에서 개방 정책으로 전환하며 영락 4년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거란으로 통하는 길을 먼저 개척하라고 지시한다. 소금 상권을 먼저 확보하고 원활한 철의 유통을 위해서는 상단들이 오갈 수 있는 길이 시급했기 때문인데 이 정도면 정복왕뿐 아니라 개혁군주에 가깝지 않나싶다. 국제 경제를 보는 시야도 막힘이 없어 고구려와 북위 간의 교역 활성화를 위하여 인삼과 철을 교류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등 군사 외교를 하면서 교역은 덤처럼 따라붙는다.  



도장깨기 하듯 전렵 행사 하나를 통해 목표한 바를 하나하나 달성해가는 담덕의 나이는 스물한 살, 이듬해 백제의 58성을 차지하고 아신왕의 무릎을 꿇렸을 때는 스물두 살이었다. 물론 정복의 시대였고, 인간의 수명이 짧았던 점을 감안해도 젊어도 너무 젊은 나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396년의 한성 공략은 손에 꼽는 광개토태왕의 전투 중 하나다. 고지식한 왕이었다면 실행하지 않았을 계책이다. 작가 역시 이 전투에 꽤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7권에서 드디어 요동성 전투가 등장할 것 같다.
북위와 후연의 이야기는 다음권에서 더 흥미로울 것 같은 예감이다. 


6권에 이르니 우수에 찬 청년이었던 추수가 50대 노장이 되었다.
아, 세월이여... .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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