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4 - 고구려 천하관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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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은 하대곤과 해평의 반란으로 인해 마동과 함께 도망친 담덕이 우연찮게 백제를 거쳐 중원 - 서역 - 장안까지 돌아보며 고구려 유민 청장년 군대인 태극군을 만들어 금의환향해 태자에 책봉되기까지를 서술한다. 한편으로 전진과 모용부의 역사를 복잡하지 않게 다루면서 모용선비(모용부)의 본격적인 등장이 시작된다. 그리고 백제는 침류왕에서 진사왕으로 왕권이 넘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세상살이의 경험이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아니고, 이왕이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은 안 겪고 사는 게 훨씬 좋겠으나 4권에서 담덕의 모험은 그에게 큰 약이자 지식이 된다. 


본의 아니게 동진의 상단 대행수의 호위무사가 되어 백제를 방문하게 되는 담덕은 미추홀을 비롯해 서해 바다의 생태와 갯벌을 눈으로 확인하고 지리를 파악하는데, 이는 백제를 좀 더 알아놔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되어 지도까지 그리게 된다. 또한 대행수를 따라 갑비고차 섬에 머물면서 섬 일대뿐 아니라 승천포 근처의 대형 인삼밭 조성 및 인삼 매매에 대한 백제의 정책을 파악한다. 인삼 재배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과 인삼 재배 농가 및 어부들의 삶을 두루 접하면서 전쟁이 날때마다 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인지하게 된다.  


담덕은 대행수를 따라다니며 부국강병은 군사력으로만 이룰 수 없음을, 상업과 대외 교역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전쟁에서 많은 살상을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가야 하지 않겠냐는 승상 사안의 말에 스승 을두미를 떠올리고, 서역까지 두루 다니며 사람의 본질은 같으나 지역적 특성과 환경에 따라 다를 뿐임을 느끼며 이러한 동질성과 이질성의 간극에 대해 생각이 깊어진다. 어린 담덕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크게 느낀다. 


담덕은 장안에서 연호가 천하 패권을 쥔 절대적 권력자만이 사용하는 정치적 상징 수단임을 알게 된다(이 지점에서 독자는 어린 담덕이 무슨 생각을 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뺏고 뺏기며 배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치와 권력의 비정함으로 인해 어지러운 시국에 휘말려버린 힘없는 백성들도 있다. 이민족이라는 이유로 전쟁의 화살받이가 되고, 다른 부족인과 혼인했다는 이유로 차별과 모욕을 당한다. 전쟁통에 하루가 멀다하고 나라가 바뀌니 이제는 본인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알 수가 없다. 도대체 그놈의 충忠은 어디에 갖다바쳐야 하는지... .


전진이 무너지면서 그야말로 북방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 나라를 세우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에서 고구려와 백제의 대응이 기대되는 바이다.  




여기서 돌발 퀴즈!
과연 4권에서 담덕은 몇 살일까?
놀라지 마시라. 열한 살이다. 
타고난 깜냥이 남다른 건지, 교육에 의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나보다 낫더라는. 
(그래... 뭐, 소설이기는 하다...)


ㅡ 


기억하고 있어야 할 인물이라면, 줄을 갈아타고 담덕의 사람이 된 조환(두충), 여전히 이련과 연화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일목(추수), 담덕에게 지지세력이 되어줄 이정국, 쇠를 다루는 사람 김슬갑, 복수에 실패한 목만치, 아들이 반역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줄도 모르고 고구려 검법을 집대성하겠다고 온 천지산간을 돌아다니고 있는 무명선사(왕제 무). 


그나저나 해평은 처자식 데리고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잘못은 제가 하고 복수한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건 아닌지... . 나는 그 사람이 괜히 안됐더라.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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