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2 - 천손신화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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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고국원왕의 죽음으로 유명한 평양성 전투부터 소수림왕 재위 5년인 375년 고구려와 백제가 다시 맞붙어 고구려가 탈환한 수곡성 전투까지를 다룬다.  



고국원왕의 고질병인 조급증이 도지면서 백제의 작전에 말려들어 대패한 평양성에서 대왕 사유는 훙거했고, 그의 아들 구부, 소수림왕이 즉위했다. 고구려의 국가적 차원에서,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담덕에게 있어서 소수림왕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가 고구려의 기틀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담덕의 치세도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소수림왕이 5년간 내치를 다지기 위해 불교 공인, 태학 설립, 율령 반포를 통해 중앙집권체제를 갖추며 왕권을 강화하고 개혁 군주로 나아가는 동안 또다른 인물들은 사선에서 돌아오는 중이었다. 


두충은 왼팔을 잃고 조환이라는 이름으로 장안의 진 대인에게 의탁해 본격적인 상인의 길에 들어섰고, 추수는 한쪽 눈을 잃은 채 극적으로 살아남아 운명처럼 거두게 된 전쟁 고아인 갓난 아기 업복이를 데리고 말갈족 마을에서 죽은 듯 살아간다.  


드디어 이 대서사의 주인공인 담덕이 태어나면서 국내성에서는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모략과 암살 등 아귀다툼이 슬슬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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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역사적 사실을 줄기로 등장 인물 개개인의 서사도 본격적으로 서술한다. 
연화를 두고 연적으로 시작된 추수와 해평의 대립과 악연, 무사가 아닌 재력으로 성공해 대상이 되어 고구려 입성을 꿈꾸는 조환, 주군이었던 왕제 무에 대한 충성심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질된 하대곤의 야욕, 최고 귀족 가문의 영애였으나 순리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명선사를 찾아 세상을 떠도는 소진, 흔적을 지우고 살아가기로 작정한 추수까지 그들의 이야기도 자못 흥미롭다.  


읽다보면 고구려 대왕 구부(소수림왕)와 백제 대왕 구(근초고왕)를 통해 지도자의 됨됨이가 어때야 하는지, 사유를 통해 세상을 통찰하는 그릇의 크기에 대해, 그리고 군신관계도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구부의 왕후, 연화, 소진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여성에게 불운을 모두 전가하는 악습과 비록 허구지만 여성이 갖는 한계를 그들이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도 궁금한 지점이다.   


왕맹이 석정에게 고구려를 비롯한 한반도의 나라들이 수백 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석정은 조선의 홍익인간 정신이 누대에 걸쳐 이어져 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오히려 문명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그 정신이 더 희미해져가는 것 같다.


문명의 발달로 세상은 변하지만, 인간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아서일까? 고대, 중세, 근현대, 어떤 시대의 이야기를 읽어도 인류사가 갖는 갈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 하다.  


그들이 잊혀지기 전에 3권이 출간되기를 바람한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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