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랜드
천선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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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편의 작품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늑대 인간, 환경 오염, 복제 인간, 지구 멸망, 해리성 인격 장애, 좀비, 인공지능, 가정폭력, 우주 전쟁 등의 소재를 SF, 판타지, 미스터리, 공포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해 그려내고 있다.  







 
인류를 구원한 불가해한 존재의 존속 여부를 두고, 제 이기에 맞춰 취하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온갖 허울 좋은 명목으로 감시와 통제를 가하는 모습을 소설은, 웃어야만 했던 아이와 웃음이 죄가 되었던 아이를 통해 우리가 삶에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며, 진정으로 두려워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도리어 인간 세계를 잠식한다. 인간을 모방한 존재는 또다시 인간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인류는 오히려 원시적인 삶으로 회귀하는 방법을 선택하지만, 그들은 보란듯이 가축의 위치에 놓여진 인간을 가차없이 학살한다. 만약 독자가 이 소설이 불편하다면 아마도 바티카에게서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길게 놓고 봤을 때 죽으면 그뿐인 인생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다정하다, 착하다, 성실하다, 정직하다, 라는 평가는 더 이상 칭찬이 아니다. 세계는 
많이 갖고 야무지고 똑똑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간다. 누군가 죽어나가도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세상. 새벽 안개로 인해 야생동물을 치고 숨이 남아 있는 동물을 버려둔 채 피해가는 자동차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상처와 슬픔을 외면한다. 마치 <이름 없는 몸>의 화자가 외면리에 들어가는 것을 말리지 않는 버스 운전사처럼.



수록된 작품들의 공통하는 키워드는 '이름(존재)', '기억', '공유', '삶'이 아닐까. 자신의 삶을 지키고 싶은 이들이 다른 세계를 꿈꾸지 않아도 되는 세상, 억울하게 혹은 아프게 죽어간 이들에게 정치적.이념적 프레임을 씌어 악용하지 않으며 함께 애도할 수 있는 마음이 왜 이렇게 어렵기만 한건지. 종종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진실이나 상대를 이해한다는 착각이 아닌 애도의 시간이다.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사고들이 난무한 사회에서 좀금은 덜 경쟁적이고, 덜 적대적이면 좋겠다. 열 편의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류애와 지구 생명체의 공존. 


작품들마다 하나하나 짚어가면 써내려가다 모두 지웠다. 이 소설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누가 읽어도 분명하다. 우리가 정작 읽어야할 것은 소설 속 그들의 마음과 이 책을 펼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마음이어야할 터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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