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순한 이야기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밀너 양이 도착한지 6주가 지나는 동안 도리포스는 그녀에 대한 걱정과 안전으로 주의를 기울였으며, 그녀를 위해 열렬히 기도했다. 집은 밀너의 주변인들로 인해 끊임없이 북적거렸다. 도리포스는 틈날 때마다 그녀에게 성찰, 독서, 미래에 대한 사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밀너는 주의 깊게 듣는 듯 하다가도 자신이 즐길 권리를 제한받는 것에 대해 부당하게 여겼다. 밀너의 방문객 중 그녀를 숭배하는 이가 있었으니 프레더릭 론리 경이다.
채 스물세 살이 채 되지 않은 프레더릭은 외모가 우아하고 잘 생겨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도리포스는 이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다가도 혹시나 피후견이 잘못될까 우려되어 청년을 볼 때마다 불편해졌고, 프레더릭도 도리포스의 감정을 눈치 채 두 사람은 마주하면 당황스러워했다. 정작 밀너는 두 사람의 감정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밀너와 프레더릭의 관계가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지자 도리포스의 걱정은 점점 커졌고, 급기야 프레드릭이 더이상 방문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밀너에게 말했다. 도리포스는 프레더릭이 밀너에게 떨어져나가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늙고 못생겼으나 부자인데다 피후견인을 행복하게 해 줄 남편감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에드워 애슈턴 경이 밀너에게 열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만족스럽게 받아들인다. 도리포스는 기회를 잡아 밀너와 우들리 양에게 에드워드 애슈턴 경을 칭찬한 후 그가 최고의 신랑감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밀어붙였다. 당연하게도 피후견인은 단칼에 거절했다.
허영심이 가득할 나이 열여덟. 물론 시대가 다르고 사회적 환경이 달라졌다고는하나, 그 나이에 정략 결혼도 아닌 보통의 소녀가 몇 번 본 적도 없는 늙은(정확히 몇 살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흔쾌히 나설 수 있겠는가.
신부님, 밀너 양의 아버지가 무덤에서 뛰쳐나올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