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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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68년부터 시작되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4부 「카이사르의 여자들』은 카이사르가 장년으로 접어든 서른두 살 무렵부터 10여년간을 다룬다. 1권을 다 읽은 시점에서 보자면 제목이 왜 '카이사르의 여자들'인지 충분히 납득이 간다.  



1권은 세르빌리아ㅡ카이사르의 관계, 폼페이우스의 해적 전쟁을 중심으로 술라가 만들어 놓은 체제가 흔들리면서 야기되는 정치적 변화들을 밀도있게 다룬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삼두정치의 주인공이 될 크라수스ㅡ카이사르ㅡ폼페이우스의 관계 맺기에 있어 두 사람 사이에서 카이사르의 줄타기가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눈에 띄는 몇 가지는 먼저, 루쿨루스가 티그라노케르타를 공격하는 대목이다.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르탁사타를 억지로 잡아온 그리스인 주민들로 채웠다. 인종적으로 메디아인에 해당하는 백성들을 그리스식으로 교화하기 위한 티그르네스의 계획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는 문화 및 언어가 그리스화되는 것이야말로 문명화 되는 것임을 의미했음이다. 메디아 문화를 따르고 그리스어를 모르는 것은 열등하고 원시적인 상태이기에 그리스인을 납치해 온 것. 이 대목은 로마 제국 초기에 로마인들이 그리스 문화에 열등의식을 가졌던 것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재밌었다.  


두 번재는 마닐리우스의 법안이다. 이 법안은 로마 시민권을 보유한 해방노예들을 기존처럼 수부라와 에스퀼리누스 등 수도 트리부스 두 개에 국한시키는 대신 서른다섯 개 트리부스 전체에 고루 분포시킬 것을 요청한 것인데, 이는 원로원 의원들과 상급 기사들에게 적접적인 영향을 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닐리우스의 기획 법안은 큰 중요성을 지녔다. 로마의 해방노예들이 서른다섯 개 트리부스에 고루 배치된다면 그들로 인해 트리부스 기반의 각종 선거와 입법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내재된 위험은 해방노예들이 로마 시내에 거주한다는 사실에 있었다. 그러므로 마닐리우스 법안은 완패당할 수 밖에 없었고, 완패 당했다. 이 법안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는 수많은 법안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명분은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머리를 맞대고 제 잇속 챙기기에 바쁜 그들과 현재의 그들이 겹쳐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최고 신관 선거를 앞두고 카토는 원로원 의원으로서 고액 채무가 있는 카이사르를 감찰관에 고발하는 것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지만 정통(?) 로마인이자 보수 원로원 의원인 세 사람은 파트리키인 카이사르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없다고 못박는다. 이 부분 역시 현실적인 문제보다 혈통을 따지며 카이사르를 '우리'의 범위에 넣으면서도, 변방 노예 출신 태생인 카토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그들의 모순이 우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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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아우렐리아의 조언이 빛을 발한다. 카이사르에게 그녀만한 조력자가 또 있을까싶고, 그러한 존재가 어머니라는 사실은 더없는 행운일 터다. 카이사르는 수많은 정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유일한 혈육인 어린 딸은 그의 부족한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재혼한 아내 폼페이아 덕분에 조만간 카이사르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카이사르의 대중적 유명세는 사실상 정치적.군사적 능력보다는 출중한 외모와 화려한 스캔들 때문이라고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웅크릴수록 더 멀리 뛸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미트리다테스 왕, 새끼 똥돼지 메텔루스 등 한시대를 거쳐왔던 인물들이 사망했다. 마리우스, 술라와 함께 한 시대를 장식했던 그들의 죽음으로 한 세대가 저물었다. 그야말로 다음 세대의 본격적인 부상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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