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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평점 :

27.
바렌카, 도대체 무엇이 날 파멸시키는 걸까요? 나를 파멸하게 하는 건 돈이 아니라 삶의 이 모든 불안, 이 모든 쑥덕거림, 냉소, 농지거리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불안은 누구나 평생 동안 그림자처럼 데리고 다녀야 하는 삶의 일부임을 알았기에 불안에서 해방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불안을 더 깊이 탐구했다.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타인의 조롱과 비웃음, 그리고 인간을 생명체보다는 기능체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따라오는 열등감이다. 불안이 커지면 세상에 대한 적의가 커지고, 당면한 문제에서 혹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순간, 불안은 혐오로 확장된다. 도스토옙스키는 이에 대해 <가난한 사람들>의 마카르, <분신>를 통해 말하고 있다.
- 학창시절부터 따라다니던 별명 중 몇 개가 '투덜이'와 '걱정쟁이'였다. 우스갯말로 땅 꺼질까봐 길은 어떻게 다니냐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런데 의외로 낙관적인 면이 많아 주변 사람들이나 나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재되어 있는 불안감이 큰 사람임은 분명하다. [불안] 부분을 읽으면서, 불안이 삶의 일부분이라는 저자의 말씀이 심하게 와닿는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