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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 정치 격동의 시대, 조은산이 국민 앞에 바치는 충직한 격서
조은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8월
평점 :
이 책은 저자가 20만 동의를 얻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글과 일상에서 느끼는 정치에 대한 단상을 더해 현 정부를 향한 직언을 담았다.책을 다 읽은 후 많은 부분에서 동의.공감했고, 일정 부분에서 불편했고, 문장 사이사이 물음표를 놓아두었으나 책의 마지막, "나는 나의 세상에서 살며 쓴다"라는 문장으로 대부분 납득했다.
나는 우리나라 정치에 진정한 진보주의자(심지어 보수주의자도)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정치에 관심을 두려고 노력하지만 특별한 정치색이 없고, 지지하는 정당도 없다. 거대 정당 두 개가 헤쳐모여를 반복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정치환경을 가진 나라에서 지지할 정당을 찾기조차 어렵다. 가능하면 진보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주변에 진보주의자가 많지 않아 (거의 없다는 표현이 맞겠다만은)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노력의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 점검하지 않으면 샛길로 빠지기 쉽다.

저자가 기본 소득에 대해 갖는 우려가 무엇인지 이해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비록 현재 시행하고 있는 기본 소득 정책이 선심성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이 정책이 수정, 보완되어 정착되기를 바란다.
특정된 자격이 주어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는 수입이 없는 사람은 굶어죽을 수 밖에 없다. 극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백성이 번듯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도 아니요, 처자식 혹은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하는 여성의 비율은 늘었다고하나, 여전히 양육의 부담은 여성들의 몫이며 이로 인해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만약 외벌이 집안에서 경제력을 책임졌던 가족 구성원의 수입이 중단되거나, 자영업자 혹은 영세 사업자의 부도로 인한 가정 경제 붕괴가 발생하는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 이와 관련한 처참한 기사는 무수히 많다. 한 학기 대학등록금이 수 백에서 1천만원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자기 계발은 고사하고 등록금 마련에 수업조차 집중해서 듣기 어려운 학생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 소득은 무소유로 가기 위함이 아니다.
학업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섞어 한 교실에 집어 넣은 하향 평준화. 그런데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오로지 성적의 우열만으로 학생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학원만으로도 충분하다. 학생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성에 입각한 교육 방식을 지향하지 않고, 시험에 의한 성적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방식 자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대학 입시에 성공하는 지름길은 자퇴라는 웃지 못할 말도 있다). 저자의 말대로 학업이 뛰어난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방식을 포함해 교육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은 당연한 일이다.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현 정권을 향한 저자의 쓴소리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대북 문제와 분배를 위한 성장에 대한 글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으나 현 상황에서 그의 글에 충분히 공감한다.
나는 각자가 다른 관점으로 인해 불편한 글들을 꾸준히 읽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기에 어느 누구의 말이 정답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여러 의견들이 만나야 하고, 미처 짚어내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워나가며 조율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모두가 동의하는 글은 위험하다고 여기기에, 저자가 앞으로 써 나아갈 글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