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길에 오른 죄수들은 교도소에서 기차역까지 7월의 바람 한 점 없는 뙤약볕 속을 걸어간다. 그들 중에는 임산부도 있다. 결국 죄수 다섯 명이 일사병으로 쓰려져 죽었고, 그들의 죽음이 지켜보는 이들에게 불러일으킨 감정은 부패할 우려가 있는 시체의 처리와 법적 절차에 대한 성가신 고민이었다. 급기야 임산부가 호송 열차에서 해산할 상황에 놓였지만 장교는 개의치 않는다.  
 
 
네흘류도프는 도보 이송 도중 일사병으로 사망한 죄수들을 살해당했다고 여긴다. 무더위에 기차역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일상적인 명령서에 서명한 소장, 죄수들의 몸상태를 검진한 교도소 의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명령을 이행한 호송 장교. 아무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들이 모두 죽은 죄수들을 살해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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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연민이 사라진 조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는 늘 우선 순위를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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