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케테 콜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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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 콜비츠의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을 처음 봤을 때 나도 모르게 절로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 앙상한 아이를 뼈가 드러날 만큼 마르고 거친 손과 다리로 감싸 꽉 끌어안고 아이의 몸에 얼굴을 반쯤 묻은 어미의 모습은 많이 슬펐다.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그저 새끼 잃은 짐승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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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만으로도 케테 콜비츠가 시대의 아픔과 정신적인 고통을 육체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강력한 재능을 가진 예술가라는 저자의 설명을 납득한다. 케테 콜비츠의 삶과 작품은 공감, 연민에 기반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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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이고 사회참여적인 가족 분위기, 이상주의적 휴머니스트인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지지를 안고 예술가가 된 케테 콜비츠의 정서가 공감과 연민인 점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다. 열여덟 살 둘째 아들을 전쟁터에서 잃은 그녀. 현재까지도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은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 사회는 올바르게 흘러간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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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죽은지 8년이 지나서야 몸을 추스린 그녀가 발표한 작품은 '전쟁' 연작이다. 케테 콜비츠는 여성적인 평화 연대를 제안한다. 작품 <엄마들>에서는 엄마들이 자식을 위해 연대한다. 더이상 세계의 권력 싸움에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그러나 세상의 그녀의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간다. 책에 실린 콜비츠의 자화상도 무척 인상적이다. 동시에 김향안 님이 쓴 문구도 무척 가슴에 와 닿는다. 
 
 

"사람의 70대는 인간으로서 완성되어가는 시간이다. 여기에는 남녀도 빈부도 없다. 하나의 인간이 존재하다 소멸되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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