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문장을 기입하지 않아 마슬로바가 유죄를 선고받은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일까? 네흘류도프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변호사 파나린을 찾아가 상담한 후 꼬르차긴의 집으로 향한다. 호화로운 분위기와 상류층 집안의 서로를 향한 아첨은 언제나 그의 기분을 유쾌하게 해주었지만, 그날따라 그가 유쾌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거슬릴 뿐만 아니라 초라하고 어색하며,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식탁에 둘러앉아 떠드는 그들이 말투와 태도들이 천박하고 불쾌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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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슬로바와 한 감방에 갇혀있는 여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들이 왜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지 납득이 간다. 물론 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자거나 귀족들은 이와같은 벼랑에 내몰리지 않거니와 유사한 죄를 저지르더라도 '벌'은 늘 가난한 평민이 몫이다. 딸을 겁탈한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여자, 강제로 결혼한 남편을 독살하려고 했으나 재판을 기다리는 8개월 동안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가족의 호소에도 선처의 여지 없이 시베리아행을 선고받은 여자, 자식들을 굶겨죽일 수 없어 술을 밀매하다가 체포되었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일곱 살 딸까지 수감된 여자 등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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