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뜨리 이바노비치는 배심원으로 참석한 한 법정에서 마슬로바와 재회한다. 마슬로바는 마브리따냐 여관의 숙박객을 독극물로 살해하고 돈을 빼돌린 범죄의 용의자로 법정에 섰다. 한때 비열했던 자신의 과거와 대면하자 고통스러운 내면의 갈등이 시작된 네흘류도프는 10년 전 순결하고 매혹적인 소녀였던 마슬로바의 현재 모습에 전율했다. 
 
​ 
 
오래 전에 반강제적으로 마슬로바와 성관계를 맺고 바로 다음날, 귀대하면서 그나마 일말의 죄의식은 있었던 네흘류도프. 그러나 그 죄의식은 순결한 처녀를 겁탈하다시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쏟아질 비난에 대한 걱정을 앞서지 못했다. 심지어 마슬로바와의 사랑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던 것과 돈으로써 죄의식을 상쇄시켰던 점을 생각해보면, 그가 법정에서 마슬로바를 알아 본 것이 더 신기할 지경이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하 하기 위해 모든 남자들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 자신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p104)는 네흘류도프. 그게 말이니, 당나귀니? 
 
​ 
 
그가 죄의식을 버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아주 손쉬웠다. 마슬로바를 포함한 모든 일을 기억에서 지우는 것. 그리고 법정에서 마슬로바를 다시 만난 네흘류도프는 오직 오래 전 그 사건으로 자신이 창피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