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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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이라는 어린 소년이 갑자기 찾아온 행운으로 엄청난 유산 상속을 받게 되면서 시골 대장간의 도제에서 영국의 중심 도시 런던으로 나와 선진 교육을 받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담은 이야기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이 소설에서도 예외없이 등장한다. 부모를 대신해 동생을 키우는 성마른 누나, 친형제보다 더 돈독한 측은지심으로 어린 핍의 마음 한 켠을 지켜주는 조 가저리, 부끄러움없이 돈을 따르며 처세에 능한 펌블추크, 자신 또한 입양된 처지임에도 가난한 핍을 낮잡아 취급하는 에스텔라,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처절하게 배신당한 아픔으로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미스 해비셤, 해비셤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는 탐욕스러운 그녀의 일가 친척들, 정도를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매슈 포켓과 허버트 등이 핍의 인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1부의 공간적 배경은 바닷가에서 30킬로비터 떨어진 강 하루의 습지대이고, 2부는 런던이다. 소설의 도입부는 교회 묘지에서 핍이 죄수와 맞닥뜨리고 그의 지시대로 소년이 죄수에게 음식과 줄칼을 가져다 준다. 죄수는 비록 다시 붙잡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핍에게 고마움에 대한 제 나름의 보답을 한다. 2부에서는 런던에 도착한 핍이 처음 마주한 것은 지저분한 시장과 감옥이다. 그리고 후견인이자 변호사인 재거스 씨의 사무실에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사무적이고 냉정한 재거스 씨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오로지 수임료 뿐이다. 이처럼 소설은 두 공간적 배경을 두고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을 보이며 대비를 이룬다.

인물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펌블추크처럼 오직 돈을 좇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의와 우정을 삶의 가치관으로 삼는 조 가저리가 있다. 핍은 미스 해비셤의 저택에 드나들면서 현재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된다. 조의 영향으로 순수하고 진정성있는 성정이 미스 해비셤의 눈에 들어 버락같은 행운을 얻어 런던으로 진출하지만 점점 더 허세에 물들어 가는 핍은 이미 '신사'가 된 것 마냥 자신이 조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하면서 과거 성장했던 고향을 부끄러워하기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싱)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조 가저리다.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는 주변 인물들을 보듬는다. 조을증이 있는 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성마른 아내와 누나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성장해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이 자리잡은 어린 처남을 위로하고 받아준다. 돈보다는 신의와 명예를 소중히 여기며 늘 자신의 자리에서 삶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자괴감을 느낀 채 누군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확신을 안고 살았다는 어린 핍의 곁에 조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다른 한 명은 조 가저리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비디다. 그녀도 조처럼 배운 것이 짧아 유식한 말을 할 주롬른다. 그러나 진실한 내면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졌고, 자긍심이 무엇인지 아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한 발 한 발 점점 더 아슬아슬해 보이는 핍의 회상을 다시 따라가 본다. 

(하)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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