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 박사를 구출하기 위해 트라롤린하이파에 도착한 '나'는 제한된 피드를 해킹해 다양한 드론의 보안카메라를 확보했다. 그리고 회사 아이디 코드를 가진 셔틀의 정박 목록에서 보존 연합팀이 전투함에서 탄 셔틀 코드를 찾아냈다. 보존 연합에서 온 팀은 메사의 석방을 협상하러 온 것이 분명해 보였고, '나'가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다. '나'가 옛 친구를 만나야 할 때였다.
구라틴, 라티는 '나'의 합류에 동의하고 먼저 계획대로 핀-리는 그레이크리스 쪽에 연락해 몸값을 만들었으니 어디서 멘사와 교환하고 싶은지를 말했다. 상대는 몸값을 먼저 주면 멘사를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라-티의 설득으로 상대는 조건을 달아 승낙했다. 이제 그자들이 멘사를 메인 정거장 보안 장벽으로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그들 모두와 트라롤린하이파를 벗어나고, 무엇보다 그레이크리스와의 질긴 악연을 끊어내야 한다. 멘사 박사와 살인봇 '나'는 악랄하고 집요한 그레이크리스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총 4부로 이루어진 소설은 스토리 구성뿐만 아니라 보안유닛 '나'의 정체성과 감정적 갈등도 정점으로 향한다.거대 자본으로 대변되는 그레이크리스의 악랄함은 몸부림에 가까울만큼 위험스럽다. 살인봇 '나'라는 돌발변수로 그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그 정도가 극심해지자 영세 단체 수장인 멘사 박사를 납치하기에 이른다. 멘사 박사를 떠나 그동안 벌였던 '나'의 행동이 어쩌면 멘사를 더 위험에 처하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예전에 호의를 나누었던 이들과 재회하면서 또다시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ART 덕분에 증강인간에 가까워진 보안유닛 '나'는 재회한 그들과 포옹을 하면서 가슴에 전해지는 온기와 이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자신의 감정과 대면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관심을 갖고 챙겨보며 '나'를 사람이라고 말하는 멘사를 통해,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이 사람처럼 느껴졌던 그 감정을 경험한다. 또한 드라마를 보면서 소통할 필요없이 고립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는 살인봇을 충분히 이해하는 멘사와 대화하면서 이해받는다는 것에 대한 충만함으로 마음이 흔들린다. 그래서 나는 유닛 '나'가 '친구이기 떄문에 그리고 그게 내게 끼치는 영향 때문에 두려웠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고, 이로써 그야말로 '나'가 인간이 갖는 고유한 '인간성'을 내면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권으로 이루어진 살인봇 '나'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앞으로 도래할 우주시대가 어떨지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과연 이런 시대가 올까싶을만큼 다양한 객체가 살아가는 세상이 살짝 두려우면서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작가가 소설을 통해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은 '인간성'과 '인류애'다. 우정과 믿음, 신뢰 따위는 돈 앞에 무력해지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전지구적 아니 전우주적 자본주의로 인한 약육강식으로 인한 인간성 말살의 세상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존중되어야하는 자유와 선택,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성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우선해야할 가치임을 되새긴다. 최소한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