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황제 열전 - 제국을 이끈 10인의 카이사르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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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고 소개글도 읽지 않은 채 내가 했던 첫 번째 행동은 '내가 뽑은 10명의 황제'였는데, 나는 열한 명을 뽑아놓은 후 저자가 소개한 열 명이 일치하는 것을 보니 그들이 뽑힐 만한 이유가 나름 짐작이 되었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시작으로 로마의 안정과 평화, 폭정과 개혁 등 큰 변화를 일으킨 열 명의 황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로마 황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유구한 한국의 역사에서 존재했던 왕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부분이 많기에 처음 로마사를 접하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형식은 공화정을 유지하지만 그야말로 제정시대의 문을 연 초대 황제이자 창건자 아우구스투스부터 시작한다. 열아홉 살에 로마 독재관의 상속자이자 가문의 수장이 되고 탁월한 정치적 수완으로 서른다섯 살에 1인자에 서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체제의 변혁과 안정을 꾀하기 시작한 그는 팍스 로마나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45년간 제국을 다스렸다 
 
위대한 전임자 뒤로 따라오는 시민들의 기대치를 감당하고 그것을 지속시켜야했으며, 심지어 애초에 아우구스투스의 선택지가 아니었던 사람이 가져야하는 부담감의 무게를 겨뎠던, 뼛속까지 군인이었던 티베리우스. 현실주의자로서 신중하고 온건하고 냉철하고 검약했던 사람, 쇼맨십이 없으며 정치적이지 못했던 사람, 투박하고 냉정하며 무뚝뚝했으나 로마의 안정을 다진 그가 죽자 로마 시민들이 기뻐했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남는다. 
 
어머니가 만들어 준 비단길을 밟고 황제가 된 네로. 차라리 어느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한량으로 살았다면 좋았을 것을, 황제라는 자리는 그에게도 시민에게도 불행이었다. 로마 황제 역사상 '최초' 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황제 베스파시아누스, 좋은 정치가의 자질을 두루 갖추어 최고의 군주로 불리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방벽으로 유명하며 그리스 로마 문화 생성이 다방면에서 융성하고 예술이 만개했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시대, 19년 재위 동안 끊임없이 시달렸고 황제보다는 학자가 더 어울렸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 최초의 아프리카인 황제이며 중동 출신의 황제들의 창건이라고 할 수 있는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아우구스투스 이래 로마 정부를 극적으로 변모시킨 유일한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 그리고 크고 작은 방식으로 세계를 바꾸어 놓은 기독교도 황제 콘스탄티누스. 
 
열 명의 황제는 로마사의 획을 그은 인물들로서 이 한 권으로 가볍게나마 로마의 역사를 흝어볼 수 있다. 저자가 사이사이 기번을 비판하는데,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다시 읽어야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에드워드 기번, 시오노 나나미를 비롯해 몇 가지의 로마사를 읽었을 때보다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편안했다. 로마사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문헌이라고 할 수 는 없지만, 방대한 제국의 역사가 부담스럽다면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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