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 인간공학에 대하여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문순표 옮김 / 오월의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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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호모 이모놀로기쿠스, 면학하적 인간이다. 
 
저자는 이 명제 하에 동.서양을 망라한 고대부터 역사 속에서 인간이 다양한 형태의 위기에 맞서 스스로를 어떻게 지키고 진화해왔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떻게 진화해야할지를 살펴보고 서술했다. 이 책에서 중요한 핵심은 자기 자신과 관계 맺기와 자기수련인데, 그 중심에는 니체와 푸코가 있다. 두 사람이 관찰하고 주장하는 바를 바탕으로 다른 관점과 차원, 이면을 더해 금욕의 역사를 자기수련의 역사로 치환하고 있다. 
 
고대 철학자의 자기수련은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자기 형성을 위한 단련을 통해 지식을 갖추는 것이라면 중세에는 성직자가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현존의 삶을 부정했다. 그런데 저자는 고대와 중세까지를 별개로 보지 않고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확장해 주체 안에 있는 수직적 긴장, 훈련과 연습, 수련과 수행으로 이어진 역사의 연속성을 찾아낸다.  
 
저자는 자기형성과 자기포기를 별개로 보지 않고 인간학적이고 인간공학적인 차원에서 연속성을 찾으려고 했고, 자기통치와 타인의 통치를 양자 수행의 차원에서 통일시키는데, 이는 자기돌봄이라는 명목으로 근대까지 확장된다. 자기 자신과 세계는 직.간접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옮긴이의 해제를 빌자면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전체(금융자본주의, 가부장주의 등)을 견디기 위해 자신에게 달려있는 육체에 집중하고 이것을 극대화하여 타인을 우회한 자기배려(돌봄)와 자기 극복을 실행하는 것이다. (p739)' 라고 쓰여있는데, 더불어 유일하게 육체가 전적으로 자기의 통제에 놓일 수 있다는 이 오인 자체가 지금 시대가 겪는 병의 증상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한 달여 공들여 읽은 책이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를 꼬박 들여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필사까지 하면서 읽었으나 절반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게 현재의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제일 먼저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철학하는 인간이라는 단어였다. 철학이 당장 나의 통장 재고와 밥그릇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더 자주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자기수련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해왔고, 그 과정이 비록 늘 옳지는 않았지만 진화해 현재에 도달했다. 지난 과거의 자기수련이 오로지 자신과 '집단을 위한 개인'의 수련이었다면, 현대의 자기수련과 자기돌봄은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져야하는 것 아닐까? 독단적인 어느 계층의 개인적 자기수련과 돌봄이 아닌 공동의 연대적 삶을 위한 수련과 돌봄이 필요한 때임을 새삼 절실하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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