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평생은 커녕 일 년도 함께 하지 못했다.
 

일곱 살 때 처음 예지몽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 조엘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관련한 좋은 꿈도 있었지만 나쁜 꿈을 꾸게 되면 알려 주기도 난감하고, 예지몽대로 나쁜 일이 벌어지면 죄책감 때문에 괴롭기 일쑤였다. 수면 패턴을 바꿔보려고 방법을 찾아보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다가 알콜의존증에 걸리기도 했으며, 심한 무기력증과 수면부족,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이로인해 수의사였던 조엘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결국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 다니던 동물병원까지 그만두고 동네 반려견들을 산책 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비몽사몽 간에 계산을 하지 않고 나온 것이 계기가 되어 캘리와 인사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고 이후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일 카페를 방문하는 조엘. 두 번의 연애 실패와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기에 다시는 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에게 끌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웃사촌이자 친구인 스티브가 어린 딸을 태우고 교통사고를 내는 꿈을 꾼 후 외출을 막기 위해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짓을 하고 이를 알게 된 스티브는 복합적인 이유로 이사를 결정하고 세입자를 구한다. 


캘리는 생태학을 전공해 자연보호구역 워터펜에서 일하는 게 꿈이지만, 현실은 친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그의 카페를 대신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의 꿈은 접은 채 죽은 친구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 있는 셈이다. 카페의 손님으로 찾아온 조엘을 알게 되면서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상대방의 마음도 모른 채 데이트 신청할 수 없어 주저한다.  어느날 캘리는 집을 매도하기 위해 세를 빼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고 어렵게 구한 집이 바로 스티브의 집이었다.  

한 건물의 위아래층에 살게 된 캘리와 조엘. 두 사람의 사이는 가까워지고, 조엘은 그녀를 좋아하는 감정과 그 마음을 눌러야한다는 양가적 감정으로 갈등하고,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찾아오라는 스티브에게 찾아가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스티브의 조언으로 마침내 캘리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조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하고 캘리는 조엘의 응원에 힘입어 워터펜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이보다 더이상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은 날들의 연속.  

그러나 조엘이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만다. 캘리에 대한 예지몽!
그 꿈을 꾼 이후로 조엘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유를 알고 있는 캘리 역시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조엘은 이제 친아버지 워런을 찾아간다. 당신도 이러냐고, 나처럼 예지몽을 꾸냐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고 싶다. 어떻게 해야 캘리를 구할 수 있냐고. 워런은 말한다. 캘리가 자기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보내주라고. 





 

국가의 위기나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자연 재해도 아니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 관련한 예지몽을 꾼다면 어떤 마음일까? 몇 년 후 암 병동에 누워있는 엄마, 엄마의 장례식이, 가장 친한 친구의 교통 사고, 형제들의 크고 작은 사고,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의 결혼과 죽음을 미리 알게 된다면 그 아픔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캘리의 8년 후 죽음을 알고 전전긍긍하며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걱정과 고통, 그리고 슬픔으로 매일을 보냈을지도 모를 조엘. 아버지의 조언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고 캘리를 보내주었기에 그들은 각자 행복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언제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공포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 수 없을 것이기에 조엘에게 예지몽의 내용을을 듣지 않겠다는 캘리의 현명한 선택. 그토록 소원했던 세상 밖으로 떠나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많은 것을 경험하는 캘리는 조엘이 자신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을지 알기에 더 아낌없이 매순간을 살았을 것이다. 

사랑했기에 보내준다는 신파적이고 위선적으로 들리는 이 말이 어쩐지 와닿는 소설이다.  


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조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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