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2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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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프링필드를 향해 길을 떠나는 잭과 울프는 카유가에 들어서고, 그곳 경찰과 치안판사에 의해 부랑자로 취급되어 보호시설 '선라이트 홈'으로 보내진다. 그곳의 가드너 목사는 자세히 보니 오스먼드의 트위너다.


겉으로는 불량한 아이들을 교화시킨다고 하지만 가드너 목사는 '선라이트 홈'이라는 자신만의 왕국에서 신의 이름을 빌어 왕으로 군림한다. 가드너는 잭을 낯익어하고 어디에서 만났는지 추궁하지만 잭이 대답하지 않자 울프와 잭을 폭행하고 고문하며 협박한다. 엄마를 생각해서 한시라도 빨리 탈출해야하는 잭에게는 마법주스도 없다. 어떻게 해야 테러토리로 갈 수 있을까? 갈수만 있다면...... .


잭은 순간이동하는 방법을 알아내 시도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머물고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거기다 울프가 변신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모건 슬로트가 잭을 만나기 위해 보호소로 오는 중이다. 가드너는 드디어 잭 파커가 잭 소여임을 알았고, 지하 사무실에서 스피디 파커가 어디 있는지 추궁하며 가혹 행위를 가한다. 그러나 변신한 울프가 보호소를 미쳐 날뛰며 닥치는대로 사람을 해치자 가드너는 혼자 도망가고 아비규환 속에서 잭에게 날아오는 총알을 울프가 대신 맞는다. '선라이트 홈'은 대학살 현장으로 변했고, 울프는 죽어가면서 다시 변신해 테러토리로 돌아가듯 사라졌다. 경찰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 아수라장을 틈타 잭은 울프의 당부대로 자신의 물건을 챙겨 서둘러 떠난다.


잭은 테이어 학교로 가 리처드 슬로트를 만난다. 잭은 리처드의 아빠인 모건 슬로트에 관한 것만 제외하고 스피디 파커를 만난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리처드에게 들려주지만 그는 믿지 않는다. 그날 밤, 농구 연습을 다녀온 리처드는 대리로 온 코치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넬슨 기숙사에는 학생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트위너들이 와있다.


리처드와 잭은 학교 건물 내부로 도망치고 트위너들은 잭을 내놓으라고 리처드를 회유한다. 이런 상황에도 리처드는 테러토리에 관련한 잭의 말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실 리처드는 유년기에 아빠가 침실에 딸린 벽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 들어갔다가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고 충격을 받았고, 이후 리처드는 판타지를 비롯한 모험 및 SF소설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은 일체 거부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두 소년. 잭은 리처드에게 테이어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힌트를 얻어 지금은 기차역이라고 불리는 소극장을 향해 리처드와 함께 달린다. 트위너에게 쫓기는 순간 소년들은 테러토리로 순간이동한다.


두 소년이 이동한 곳은 테러토리의 마지막 마차역인데 '변경 정거장'이라고 불리며 그곳에서 노인 앤더스를 만난다. 그는 잭이 제이슨이라고 믿고 여왕이 살아날 것이라며 기뻐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변경 정거장 너머의 세계는 초토회된 무시무시한 곳이라는데 앤더스가 묘사한 상태는 방사능 피폭의 증상과 똑같다. 잭은 리처드를 데리고 앤더스를 대신해 기차를 타고 서부 끝, 블랙호텔로 향한다. 그 기차를 이용해 모건은 무엇을 하려는 걸까?


위험을 느낀 잭은 기차 안에서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고 화차에서 기관단총에 이어 수류탄 등 엄청난 양의 무기를 발견한다. 새벽녘이 지나서 기차 앞에는 철로 위에 세워진 방어진지가 나타나고 위병소 밖에 울프족 하나가 서 있다. 복수의 시간. 잭은 방책을 그대로 들이받은 후 모건의 수하인 울프족을 향해 총을 난사한다. 그러나 오스먼드와 괴물이 된 루엘이 잭을 공격하고 잭이 가지고 다니던 테러토리의 은화가 빛을 발한다. 루엘이 죽고 모건이 턱밑까지 추격해온 그 순간, 잭과 리처드는 순간이동한다.


잭과 리처드가 옮겨진 곳은 어디일까?

두 소년은 부적을 찾기 위해 포인트 베누티를 향해 걷는다. 리처드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들이 타고온 기차는 다른 용도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어린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자신들이 블랙호텔에서 부적을 가져올 수 있는 단일자임을 짐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포인트 베누티.


초토화된 땅. 이제 블랙호텔에 들어가 부적을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블랙호텔까지의 길도 험난하며, 목숨을 건 잭 소여의 진짜 사투는 지금부터다.


자신의 탐욕에 아들의 목숨조차 아랑곳하지 않는 모건 슬로트는 부적을 박살내려고 한다. 여왕이 죽으면 두 세계는 암흑의 공포가 지배하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부적을 얻어야만 한다. 그것이 잭이 엄마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스피디 파커의 목소리. 심각한 부상을 당한 듯 보이는 스피디 파커, 병약해진 리처드. 독이 퍼지는 듯 불쾌한 느낌, 광기와 죽음이 전해지는 압박. 블랙호텔은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느닷없이 테러토리로 순간이동한 잭!


단일화된 잭과 제이슨, 끝까지 손에 쥐고 있던 기타 피크. 부적이 잭을 부르고 있다. 소생과 파멸이 걸린 모건 슬로트와 잭 소여의 마지막 대결.










현재 영화화가 진행 중이라는 소설 <부적>은 열두 살 소년이 악의 무리인 모건 슬로터로부터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와 테러토리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부적을 찾아 떠나는 판타지 모험 소설이자 열두 살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소설은 1300여쪽의 엄청난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 없이 숨가쁘게 진행한다.

잭은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아버지의 친구이자 동업자인 모건이 자신과 엄마를 배신했다고만 여겼었는데,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으며, 우연히 알게된 스피디 파커로부터 모건의 두 얼굴과 모건이 두 차원의 세계를 자기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 타인의 죽음 따위는 개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어린 시절 자신까지도 죽이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죽어가는 엄마와 테러토리의 여왕을 구하기 위해서 부적을 찾아야만 한다는 말에 모험을 시작한다.


모험을 하면서 잭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정의, 우정, 사랑에 대해 배우며 차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소설은 소년의 성장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폐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 원서 초판 출간이 1984년임을 감안하면 일찍이 산업화를 이룬 몇몇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가 산업화와 도시 집중화로 접어들면서 속속들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팽배해지면서 사람들은 갈수록 더 많은 부副를 원하고, 기계화된 사회가 문명사회라고 믿으며 영혼의 자유를 포기한 채 스스로 돈과 기계에 속박당하고 있음을 꼬집는다. 그리고 도시 집중화로 인해 발생한 낙후된 마을에서 패배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과 산업 폐기물, 디젤 연료, 화학물질, 오염된 수질, 방사능 오엄 등을 언급하며 심각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처럼 소설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잭 소여에게 투영해 인류가 사회적 병폐를 해결해 나가는, 진정한 문명인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에서 모건이 장악하기 전의 테러토리는 무척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현실에서 모건은 특정 인물이 아닌 현대 사회가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아닐까? 과잉 소비, 무위와 나태, 부에 대한 끝없는 욕망, 인류의 기계화, 자기합리화로 갈곳을 잃은 윤리의식, 그리고 지켜내야 할 자연환경.


아름다운 테러토리, 지구와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들이 아름답게 살기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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