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더 원더 킬러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장래희망이 명탐정인 앨리스는 아버지로부터 열 번째 생일 선물을 받는다. 아버지가 지정한 오두막에는 자신을 아버지의 친구라고 소개하는 젊은 남성 '코모란트 이그리트'가 기다리고 있다. 앨리스는 그를 통해 아버지가 선물한 기계를 이용해 가상현실의 세계로 빠져든다. 잠시 후 앨리스가 눈을 떠보니 게임을 설명해 줄 진짜(?) 흰토끼가 서 있다. 

 

"<앨리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섯 게임을 종료하는 제한 시간은 24시간,  앨리스는 흰토끼가 준 회중시계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자, 게임을 시작할 시간이다. 




[SOLVE ME] 
방에는 다리가 세 개인 유리 탁자가 있고 벽에는 탁구공 크기만한 구멍이 뚫려 있으며 다른 한 면에는 문이 있다. 유리 탁자에는 쿠기와 시럽병이 놓여있고 우리가 아는대로 두 음식으로 앨리스는 몸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첫번째 미션은 방에서 탈출. 다음 게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옆방의 똑같은 탁자 위에 있는 열쇠를 가져와야 한다. 게임 마스터인 토끼가 쿠키와 시럽을 얼마든지 보충해 줄 수 있지만 옮겨줄 수 없으며 옆방에는 두 매직 아이템이 없다. 더구나 옆방에 시럽을 가져가는 순간 말라버린다. 쥐구멍을 통과해 옆방으로 가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열쇠를 가지고 돌아와야하는 게 관건이다. 앨리스는 방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공작부인]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토끼의 구부러진 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곳은 공작부인의 집. 공작부인은 사산을 하고 큰돼지 패티로부터 새끼돼지를 사서 자식처럼 키우고 있다. 새끼돼지는 쌍둥이인데, 입양된 돼지는 오른쪽 엉덩이에 화상 자국이 있는 라이티이고 왼쪽 엉덩이에 자국이 있는 레프티는 큰돼지가 사육하고 있다. 앨리스 일행이 지독한 후추냄새를 견디다 못해 공작부인 집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 패티는 레프티를, 개구리는 라이티를 찾아 다닌다.  


사건을 정리해 보면 공작부인이 방에 라이티를 눕히고 각자의 방에서 시간을 보낸 후 돌아와보니 라이티는 사라지고, 부인의 체셔 묘안석 머리핀을 저택 지붕 위에 던져 놓으라는 쪽지만 남겨진 채 뒤쪽 유리창문이 깨져 있었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가 제시된다.  
 

'라이티는 어디에 있을까?' 


단서를 참고해 라이티를 추적하는 앨리스.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공작부인은 사건을 해결해가는 앨리스가 돌아가주기를 바란다. 뭔가 수상쩍은 앨리스.




[까마귀와 책상의 닮은 점은?] 
앨리스는 클로버 병사와 맞서다가 위기에 처하고 때맞춰 자신을 구해준 3월토끼와 함께 비밀 아지트로 가서 수수께끼 모임에 참석한다. 모자 장수가 낸 수수께끼는 원작과 같은 <까마귀raven랑 책상writing desk이랑 닮은 점은?>이다. 이게 세 번째 문제일까? 역시 아무도 풀지 못한채 아지트에서 나온 앨리스는 다시 병사들에게 쫓기고 이번에는 게임 마스터 흰토끼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둘은 다시 아지트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살해당한 모자 장수와 피투성인 채로 던져진 잠쥐를 발견한다. 세 번째 문제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라! 


트럼프 병사에게 쫓기는 앨리스는 탐문수사가 불가능하고 이 세계에는 지문 채취 기술이 없으며 수수께끼 모임 멤버 중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은 세 명, 3월토끼는 앨리스와 함께 있었다. 힌트는 이 방, 그리고 다잉 메세지 뿐이다. 이 이니셜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달걀이 먼저인가] 
원작에서처럼 담장에서 떨어진 험프티 덤프티. 그런데 사고가 맞을까? 집 근처를 둘러보는데 뒤쪽 창문이 깨져 집 안에 조각이 흩어져 있다. 그렇다면 험프티를 살해한 범인을 찾는 것이 네 번째 문제? 천만에! 험프티를 지키는 것에 지친 병사의 부탁으로 흰토끼는 '마법의 약'을 병사에게 구해 주었다. 네 번째 문제는 바로 이것! 현실 세계에서는 흔하디 흔한 이 마법의 약은 무엇인가? 



[Hurt the Heart] 
이제 앨리스와 흰토끼는 마지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트성으로 출발! 앨리스가 마주한 하트성은 아슬아슬하게 꽂혀있다시피 서있고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 회랑을 지나면 미로 정원이 나온다. 사이사이 앨리스는 여왕의 잔인함을 듣게 되는데, 미로정원에서 마주친 여왕의 실체를 확인한 앨리스는 놀라고, 유리 요람에 갇힌다. 그때 나타난 체셔 고양이가 다섯 번째 문제를 풀 힌트를 앨리스에게 일러준다. 그런데 아직 다섯 번째 문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앨리스가 해결해야 할 다섯 번째 문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사건의 진범은? 

충격적인 마지막 반전, 그리고 그 반전을 뒤집는 반전! 


● ●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는 열 살 소녀 앨리스. 장래희망이 아버지같은 명탐정인 딸에게 아버지는 가상현실을 선물한다. 앨리스는 가상현실에서 다섯 개의 문제를 풀어야 승리한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금씩 변형되어서 등장하고 우리의 주인공 앨리스는 기상천외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언어의 유희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원작과 가상현실, 그리고 수수께끼가 만나 흥미로운 추리소설 한 편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의 잔혹함, 값싼 노동력과 낮은 임금, 경쟁에서 도태되는 젊은이와 소수 엘리트 의식, 언론의 자유 저해, 허술하고 안이한 범죄 예방과 대처, 호기심을 억압하는 주입식 교육의 현주소 등을 지적하고 있다.  

소설의 하일라이트는 마지막 두 번의 반전에 있지만 소설의 제목에서도 묘미를 찾을 수 있다. 
 

'Wonder Killer' 


수수께끼의 죽음인가, 경이로운 킬러인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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