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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오노 가즈모토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돈의 흐름을 예측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역사에 입각해서 앞날을 읽으며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사고하지 말고 변화에 대응하라고 말한다. 그와 동시에 이 책에서는 21세기에 가장 매력적이고 자극이 될 나라와 현재 추세로라면 쇠락의 길을 걷게 될 나라를 들어 그 나라들의 장.단점을 짚어내고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한반도가 맞이할 극적인 변화에 대해서 언급한다.
한국은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북한이 개방하면 해결된다고 보고 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잘 풀렸던 것처럼 평화적 관계 전제 하에서 본다면 여러모로 아주 이상적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북한의 천연자연과 노동력, 남한의 기술력과 자본이 조화를 이루고 무엇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국방비와 긴장감을 생각하면 더할나위 없다. 다만 이 책이 출간된 연도가 2019년이다. 그래서 2020년 6월 현재에는 변수가 생겼다. 북한이 평화협정을 폐기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지 불과 보름이 채 되지 않았다. 모쪼록 현 정부가 이 고비를 무사히 해결해 저자가 그리는 그림이 완성되기를 희망한다.
북한은 여러모로 잠재적인 국가임을 강조한다. 북한의 잠재력을 예의 주시하며 진출을 준비하는 주변의 강대국들의 속내를 한국은 잘 간파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개방, 하나된 한반도, 이것만 이루어진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활기찰 것이라고 예견한다.
또하나 짚어내는 것이 있다면 젊은이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등생부터 공무원에 준하는 안정된 직장을 장래 직업 우선 순위에 둔다면 사회는 변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중학교부터 진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진로 결정에 영향이 미치는지는 미지수다. 많은 직업군에 대해서 아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만 교육해서 될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시민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우려를 나타나는 국가는 일본이다.
역사의 필연을 들어보면 폐쇄된 나라는 망하고 개방된 나라는 번영한다고 했다. 일본은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현재 국내 부채 비율도 높다. 그러나 일본인의 성실성, 높은 저축률, 제품의 품질, 그리고 관세 인하와 이민자 수용을 들어 충분히 회복 가능성이 있음을 조언한다.
저자는 이민자를 받으면 사회가 불안정해진다고하지만 이민자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를 봐도 자국민 범죄자가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 이민자 범죄가 일어났을때 언론에서 유독 강조하기 때문이지 실제로 비율로 따지면 이민자 범죄율이 높다고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난민을 꺼리는 이유가 첫째로 난민 범죄를 드는데, 사실 난민 범죄를 수치로 나타낸 정확한 근거 자료는 없다.
저자가 북한과 일본의 사례를 들어 육성을 권장하는 사업은 관광업과 농업이다. 나는 무엇보다 농업 육성에 강하게 공감한다. 지금 세계는 종자 전쟁이다. 누가 더 많은 종자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 회사에 많은 종자권을 팔았고, 그 결과 현재 한국은 로열티를 받는 종자가 거의 없다(알기로는 전무하다). 가장 중요한 건 농수산물(특히 농산물)의 자급력이 일정량으로 유지해야 한다. 수입이 막할 경우 외국 의존도가 높으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꾸준히 투자하고 육성해야만 한다.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들의 진로를 농업에 뜻을 두는 것도 좋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어찌됐든 현재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렇다면 지금대로라면 미래가 없는 미국을 이어 세계의 패권국이 될 나라는 어디일까?
저자는 중국을 지목한다. 무엇보다 긴 역사를 자랑하고 그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았으며 발명과 기술의 기질을 타고난 국가라는 이유를 든다. 부채 비율이 점점 늘고는 있고 시장 자율성이 제한적이라는 부분이 걸리지만, 부채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고 자유시장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 이외에도 러시아, 콜럼비아, 인도 등이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미래가 기대되는 나라라고 보고 있다.
AI등장으로 사라질 산업과 성장할 산업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측을 보탠다.
일단 캐리시스 결제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이미 많은 국가가 일반적 실행 단계에 올라서 있으며, 추세 또한 현물 통화를 지양하고 있지 않은가. 책에 의하면 캐리시스 결제비율이 한국은 89.1%로 압도적이고 중국, 캐나다, 영국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의외인 나라는 일본과 독일인데, 지인을 통해 들어보니 일본에서는 아직도 동전 회전율이 높다고 한다. 사실 돈을 만드는데, 액면가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는 화폐 사용량을 줄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로 IT기기 사용이 미숙한 고령자들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족, 제발 돼지저금통에 동전 모으기 하지 말기를!)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역사적 사실과 현재에 보여지는 근거에 의해서 판단하고 예측해 개인의 의견을 피력할 뿐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무게를 둔다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특정 국가, 정당, 이념, 사상,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우며, 무엇보다 사고의 틀이 열려있는, 냉철한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보인다. 짐 로저스는 오히려 자신의 말을 무작정 따라하는 이들에게 경고한다. 스스로 모든 것을 확인하라고. 더불어 젊은이들에게 기다림과 인내심을 가지라는 진심어린 조언을 건넨다.
세상은 예측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불가항력적인 사고나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할 때에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이다. 현재 아직까지는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고 세계의 모든 감염학자들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문득, 짐 로저스는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예측할까, 궁금해졌다.
사족을 한 번 더 달자면, 그의 예견이 맞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