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 나를 알았다
이근대 지음, 소리여행 그림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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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볕 아래에서든, 비 오는 날 차 한 잔과 함께 빗소리를 들으면서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더욱이 알록달록한 예쁜 색감이 가득한 그림까지 있어 읽는 맛이 더 좋다. 
  
 
 
비가 오는 날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만날 수 있는 날.
(비 내리는 풍경 / p20) 

 
시인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비 오는 날이라고 했다. 왜일까? 우리는 비가 오는 날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멜랑콜리한 감정을 느낀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무념무상이 되기도 하고, 우산으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거리를 산책하기도 한다. 비가 오면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활동 범위가 좁아지게 된다. 참 적절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만난다니. 
 
 
 
 
인생을 꽃 피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영혼으로 따뜻하게 웃는 거예요.
(인생의 목표 / p31)  

 
많은 사람들이 일정 평수의 집, 일정 수준의 연봉, 노후 계획 등 풍족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미뤄두고 내일을 살고 있다. 좋은 자식,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지만 정작 '좋은' 가족이 무엇인지 고민조차 못해보고 늙어간다. 인생의 꽃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지의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피워야 할 것이다. 
 
 
 
 
내 곁에 있을 때
한 번 더 
사랑한다 말할걸 그랬다.
(그리운 얼굴 / p83) 

 
살면서 가장 자주 후회하는 부분이 아닐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더 많이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애썼다고 서로 위무하고 쓰다듬어주면 좋겠다. 
 
 
 
 
많이 배운 사람보다 
사랑받는 사람이 더 향기롭고
많이 가진 사람보다
사랑받는 사람이 더 빛납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 / p112) 

 
실제로 남녀노소 막론하고 사랑 받는 사람들에게서는 건강함이 느껴진다. 타인의 바라보는 데에 꼬임이 없고,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가식이 없다. 조금 부끄럽거나 민망한 일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 건강한 사랑은 사람을 아름답게 하더라. 
 
 
 
 
절대 잊지 마라.
낮과 밤 사이에 과일이 익어가듯
웃음과 눈물 사이에서 삶이 익어간다는 것을.
(잊지 마라 / p154) 

 
인생이 늘 꽃길만 일 수 도, 흙길만 일 수도 없다. 오르막 내리막 길, 평탄한 길, 꽃길, 진흙탕길을 오락가락하면서 우리는 단단하게 다져지고 성숙해진다. 표현이 참 마음에 들어온다. 삶이 익어간다...... . 
 
 
 
 
시간이 많은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말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기다려줄 줄 알았는데
시간은 당신을 순식간에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전하지 못한 말 / p158)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과 사랑을 전하는 시다. 나중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나중에'라는 말을 무심코 너무 자주 뱉는다. 그러지 말아야지...... .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따뜻하게 데워진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곳에 놓아두고 가슴 한 켠이 헛헛해 질 때 펼치면 좋을 책이다. 
 
 
세월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도
나를 사랑할 시간은 오늘뿐이에요.
(오늘, 나를 사랑할 시간 / p241)

세월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도
나를 사랑할 시간은 오늘뿐이에요.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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