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핀은 놀이를 할 줄 모르는 아이였고 어른들의 놀이에도, 아이들의 놀이에도 끼지 못하는 아이였다.
어느날, 누나를 찾아온 독일군인의 권총을 훔쳐 자신의 안식처인 거미집이 있는 곳에 숨긴 핀. 그러나 들고 다니던 권총허리띠 때문에 잡혀가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갇히지만, 그곳에서 레지스탕스 '빨간 늑대'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탈출 직후 뜻하지 않게 빨간 늑대와 헤어진 핀은 길을 잃고 헤매다고 또 다른 유격대원 '사촌'을 만나서 그가 속해 있는 '오른팔네 파견대'에 가게 된다.
그곳에는 독수리 바베우프를 키우는 요리사 '왼손잡이', 그의 아내 질리아, 호텔 종원업 출신으로 파견대의 대장인 '오른팔', 독서를 즐기는 '나무 모자', 무기와 여자에 열중하는 펠레, 현병대에서 탈영해 레지스탕스가 됐지만 여타 부대에서 그를 거부해 오른팔네 파견대로 오게 된 '헌병', 땜장이 출신 자친토, 동서 지간 네 명이 모두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고 있는 '공작' '후작' '백작' '남작'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출신도, 유격대에 들어온 이유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욕설과 고함만 질러대는 선술집의 남자들과는 다름을 느낀다.
102.
핀이 보기에 인간이란 존재 안에는 벌레처럼 구역질 나는 어떤 것과 친구를 끌어들이는 따뜻하고 친절한 어떤 것이 함께 들어 있었다.
138.
그(제나)는 부르주아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각자 되도록 적게 일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그럭저럭 살아가는 세상을 더 좋아했다.
141.
"각자 자기가 왜 유격대원이 되었는지 알아야 해. (...) 난 이제 시골로 돌아다닐 수가 없어. 그랬다간 녀석들이 날 체포해 버릴 테니까. 게다가 폭격 때문에 전부 다 부서져 버렸거든. 이 때문에 우리가 유격대원 노릇을 하는 거야. 다시 땜장이로 돌아가서 싼값에 계란과 포도주를 살 수 있고 체포당할 위험이 전혀 없고 경보를 울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서지.(...)"
전투를 위해 야영지를 떠날 준비를 하는 오른팔네 파견대. 자신도 전투에 참여할 거라고 믿는 핀은 흥분하지만 역시나 파견대 남자들도 그는 갈 수 없다고 말한다. 뒤쳐진 오른팔과 함께 여단에 도착한 핀은 나쁜 늑대와 조우한 기쁨도 잠시 오른팔네 파견대는 무장 해제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