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접시 건강법 - 만성염증을 치유하는
이경미 지음 / 판미동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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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치유할 수 없는 병은 의술로도 못 고친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 / 히포크라테스

평소 염증 소인이 커 구내염이나 다래끼를 번갈아가며 달고 사는 나로서는 제목만으로 확 끌리는 책이다. 영양제나 그외 건강 보조식품을 워낙 챙겨 먹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이 간도 크다, 겁도 없다는 말도 꽤 듣는 편(딱히 대단한 소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게을러서). 어차피 끼니는 먹으니 식사로 염증을 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싶어 읽는다.

일단 만성염증이란?
면역반응을 유발한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어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이 급성염증이고, 방어 시스템이 시원치 않아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상태가 만성염증이라고 한다. 즉 몸에 면역 체계를 위해 싸우는 과정인 착한 염증이 급성염증이고, 우리 몸의 정상 조직이 손상되는 나쁜 염증이 만성염증이라는 사실.

만성염증의 증상은 통증, 지속적인 피로와 불면증, 기분 변화, 위장관 증상, 체중 증가, 회복이 잘 안되는 (감기를 비롯한) 감염성 질환 등이 있다고. 뿐만 아니라 고혈압, 비만, 당뇨, 아토피, 암, 치매를 유발하기도 한단다.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황사와 미세먼지, 중금속, 환경 호르몬, 무심코 먹는 진통제, 소염제, 항상제도 영향을 미친다. 그외에도 스트레스, 트랜스지방, 정제 곡물과 설탕, 잔류 농약 등이 있는데, 익히 알고 있지만 쉽게 간과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1부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식단을 영양의 관점이 아니라 염증의 관점에서 살펴보라는 글과 항염증 식사 체크리스트를 어떤 식품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대한 질문들이 중요하게 질문되어있다는 점이다(생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서 놀랐다).

2부에서는 식품을 선택하고 세척, 조리하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팁을 전달한다. 무엇보다 무엇을 먹을지보다는 무엇을 먹지말지가 더 중요하다고. 일단 아침 식사는 거르지 말고, 점심은 (과식이 아닌) 푸짐하게, 저녁은 가볍게. 그리고 전체적인 식사는 소식을 기본으로.

다양한 색깔의 채소, 통곡물, 홀푸드, 건강한 단백질과 지방, 깨끗한 물 섭취에 대한 내용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세세하게 실어놨다. 그 중에서 내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어서 "응?!"했던 부분들을 적어본다.

96.
지방을 적게 먹는다고 체지방이 적어지는 게 아니라, 어떤 영양소든 사용되지 않고 남은 것은 체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그보다는 남은 에너지, 잉여 칼로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탄수화물은 그만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어야 하는데 글루텐이 적은 곡물이 염증을 낮춘다고 한다. (보리와 귀리가 글루텐 함유가 높다는 사실! 엄마는 보리 맹신자인데 조금 걱정이 된다.) 약품의 캡슐에도 글루텐이 사용된다고. 캡슐 영양제도 남용하면 안될 듯. 그리고 이번 기회에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의 차이를 확실히 알았고, HDL콜레스테롤이 높아서 총 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왔다면 안심해도 된단다.

오메가ㅡ3(씨앗류, 견과류, 들기름, 해조류, 등푸른 생선)는 늘리고 오메가ㅡ6(믹스커피, 밀크초콜릿, 각종 튀김, 과자류, 패스트푸드, 식물성 유지)는 줄여라. 들깨 특유의 향을 워낙 싫어하는 것,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튀김 음식을 좋아하는 나의 취약점. 오메가ㅡ6 지방이 만성염증과 밀접한 관계라서 고민이 되네.

150.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 단백질 식품을 완전식품이라고 하는데 달걀과 콩, 우유가 대표적인 예죠. 이것은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품이라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을 이루는 8개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한다는 의미에서 '완전'하다는 것입니다.


커피는 2잔 이하면 약, 4잔 이상은 독. 알기 쉽게 얘기하자면 커피 전문점 Tall 사이즈 2잔까지는 안전하다는 것. 나는 하루에 드립 500ml 정도 마시니 나쁘지 않은 듯.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고온 조리시 증가하는 에이지 독소, 특히 팬에 구운 스테이크와 닭튀김 함량이 가장 높다. 결국 고기는 구워 먹지 말라는 건데, 오늘 저녁 고기 파티하겠다는 이들은 어쩌나... . 그리고 설탕보다 더 해로운 것이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고, 꿀도 소량을 사용해야 한단다. 그외에도 다양한 파이토케미컬 과일과 채소, 농약 함유량이 많은 농식품, 만성염증을 유발, 줄이는 식품 목록 등을 올려 수시로 참고하기에 좋다.

2부에서 얻은 결론은 부대찌게, 닭튀김, 피자, 파스타 류는 최악의 음식이요, 발효식품(우리나라 전통 식품 포함)과 색깔이 화려한 채소가 으뜸이라는 거.

3부에는 식사법에 대해 다룬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건강에 제대로 도움이 되려면 소화 흡수 과정이 원활해서 영양소가 최종적으로 잘 도달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잘 씹어야한다, 더 오래 자주. 그래야만 위가 부담이 없다.

255.
위산 억제제 등을 자주 복용하면, 위의 위산이 중화되어 약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단백질 소화 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단백질 식품의 소화가 쉽지 않겠죠. (...) 위산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위축성 위염 등을 않을 경우, 우리 몸의 기능에 중요한 칼슘 같은 미네랄들이 이온 형태가 되지 못해 흡수가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위산 억제제를 오랜 시간 복용하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과 이로 인해 골절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책에 있는 장누수증후군 자가 진단 테스트를 체크해봤는데, '누수 가능성 있음'으로 나왔다. 다른 항목은 지수가 다 0이였는데, '자주 발생하는 염증 질환', 최근에 보이는 '빈발되는 피로' 지수가 있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정크 푸드는 거의 안 먹지만 소염제 사용을 줄이고, 요즘들어 좀처럼 하지 못하는 운동을 빨리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부의 핵심은 마인드리스 식사와 마인드풀 식사이다.
마인드리스 식사는 습관적으로 먹거나 다른 활동(TV시청, 스마트폰 검색 등)을 하며 먹는 것,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 등 이외에도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먹기'를 말한다.
그에 반해 마인드폴 식사는 감정적으로 먹지 않기, 음식을 먹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기, 음식을 충분히 맛보고 즐기기, 의식적으로 음식을 선택하기, 자신과 자신의 몸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처럼 음식과 먹는 행위가 단순히 '먹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마인드풀 식사 실천법을 보면 식사는 나를 사랑하는 한 방식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건강은 지식이 아니라 성찰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비단 식사나 건강 뿐일까. 사실 현대 사회는 손가락 한 개만 있어도 세상에 모를 일이 없을 만큼 정보와 지식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무수한 지식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으며, 유저인 우리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가? 익명으로 떠도는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가? 건강 식사법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의 생활과 생각의 패턴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Tip.
책의 맨 뒤에 함염증 식단표와 관련한 도서, 웹사이트, 관리 앱이 나와 있으니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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