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위엄 - 상 민들레 왕조 연대기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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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위엄(상)ㅡ민들레 왕조 연대기 1부>
- 켄 리우

다라 제도의 일곱 신과 티로 7국.
키지(밍겐 수리) 신의 자나, 투투티카(금붕어) 신의 아무, 루피조(비둘기) 신의 파사, 타주(상어) 신의 간, 루소(바다거북) 신의 하안, 피소웨어(늑대) 신의 리마, 그리고 카나와 라파(까마귀) 쌍둥이 신의 코크루.

본섬에서 떨어진 자나국. 자신들을 은근히 멸시하고, 본섬의 풍요로움을 누리는 6국을 정복하기 위해 자나의 레온 왕자가 일어섰다. 정복 전쟁의 성공으로 본섬은 자나국에 머리를 조아렸고 다라 제도는 '자나 제국'이, 레온은 절대지존 렌가(황제) 마피데레가 되었다.

마피데레 치세 말기.
황제는 병약해졌고, 숨죽여 복수와 권력을 노리던 자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친구이자 충신이라 믿었던 시종장 피라와 크루포의 배신을 시작으로 6국의 왕들과 백성은 반란을 시작한다.

이 거대한 역사의 두 인물, 쿠니 가루와 마타 진두.
민들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쿠니, 국화처럼 기품있고 우아하며 자신의 신념이 곧은 마타.

목적지는 같았으나 지향하는 바가 달랐던 두 사람. 서로 다른 신분과 환경, 각자 어깨에 얹혀 있는 다른 소명과 무게감. 납득은 안되지만 이해하려 노력하며 허심탄회하게 술을 나눴던 의형제.

멸망이 보이는 자나 제국. 그 이후에 6국은 어떤 형태로 분리되고 자국의 이득을 위해서 어떤 행보를 하게 될까. 그리고 두 영웅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한나라' 왕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작가.
'초한지'를 골격으로 하는 이 소설은 <민들레 왕조 연대기 3부작> 중 1부 1권이다. 고대 중국 역사에 SF 판타지와 신화적인 요소까지 함께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한 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을 만큼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쿠니의 진가를 알아 본 지아, 가장 낮은 하층민으로 대변되는 미로 형제, 마타의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핀, 긴 세월 복수의 칼을 갈아 온 피라,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던 키코미 공주, 시작은 원대 했으나 자신의 그릇을 넘지 못했던 후마, 시종보다 못한 어리석은 어린 왕 에리시, 그리고 글로벌 자나 제국과 자신의 영생을 꿈꿨던 마피데레.

이 등장인물들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로 재미면에서 빠지지 않는다. 책을 펼쳐서 오른쪽 두께가 점점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종이 동물원> 이후로 나에게 있어 챙겨보는 작가가 된 켄 리우의 대하 3부작 소설. 전작이 워낙 좋았기에 큰 기대는 안하리라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는. 2부 출간을 기다린다.



[소설 속 문장]


48.
마피데레 황제의 죄는 자연을 거스른 것, 우주 자체의 비밀스러운 작동 방식을 거스른 것이었다.

86.
"우주는 적이 될 운명인 것들을 친구로 맺어주길 좋아하나 봐요." (지아 마티자)

103.
"무기를 빼앗아 봤자 평화는 오지 않아. 인간들은 몽둥이로 돌로 싸울테고, 그것도 없으면 이와 손톱으로 싸울테니까. 마피데레가 불러온 평화는 두려움 덕분에 유지도는 것일 뿐이야. 썩은 가지 위에 지은 둥우리처럼 위태로운 평화지."

109.
"인간들은 그 교훈을 몇 번이고 거듭해서 배웠지만.... 제대로 기억하는 것 같지는 않아."

164.
운명이란 돌이켜보면 우연의 연속이 아니던가?

270.
"자기만의 인생보다 행복한 것은 없단다.(...) 그런 삶은 남이 적어 주는 대로 말하고 남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삶보다 훨씬 행복한 법이야. 너는 절대로 야망을 품지 말거라."
(리마의 왕인 지주의 아버지)

282.
만약 그들이 황릉 공사장이나 해저 땅굴 공사장에서 에리시 황제를 위해 하던 것과 똑같은 일을 한다면, '반란군'이라는 이름이 왜 필요한가 하는 궁금증이었다.

313.
진실은 남에게서 들은 세상이 아니라 실제로 뛰어든 세상에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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